
인공지능(AI) 낙관론에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중앙은행(BOE)이 자산 거품에 대한 경고를 잇따라 내놓았다.
8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현 상황을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때와 비교하며 “오늘날의 자산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25년 전 인터넷 산업과 관련한 강세장에서 봤던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급격한 조정이 발생하면 더욱 긴축된 금융 여건이 세계경제 성장을 끌어내릴 수 있고, 변동성을 키우며 특히 개발도상국 (국민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IMF는 다음 주 IMF·세계은행(WB) 연례회의 때 수정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한다. 올 7월에는 올해 세계 성장률을 3.0%, 내년 3.1%로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약간만 둔화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에도 세계경제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관세의 경제적 영향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안전벨트를 매라”고 경고했다. 기업들이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증가할 수 있고 미국의 관세장벽에 막힌 제품이 다른 나라로 유입돼 추가 관세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그러면서 “불확실성은 ‘뉴노멀’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BOE의 금융정책회의 회의록에서도 “급격한 시장 조정의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회의록은 “미국의 순환 조정 주가수익비율(PER)이 25년 전 수준에 근접했다”며 “닷컴버블의 정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자동차 신용 시장의 채무 불이행으로 시장이 반전될 위험이 커졌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커지며 미국 달러 자산의 급격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회의록은 “다양한 측면에서 주식 가치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AI에 대한 기대감이 덜 낙관적이 될 경우 주식시장은 특히 취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