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족대명절에 '조기 대선' 준비…과거 설 연휴는 어땠나

2025-01-28

오는 30일 文 전 대통령 예방…'전국 노선' 고속터미널서 귀성 인사

2024년 설엔 총선 대비…2023년엔 검찰 소환 앞두고 '잠행'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올 설 연휴를 조기 대선 준비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잠행'에 들어가고, 지난해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메시지를 낸 것과 대비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당초 지난 1일 새해 인사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려 했으나,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며 순연됐다.

◆2025년, 文 만나고 용산역 벗어나 서울 고속터미널서 귀성 인사

이번 예방은 순연된 만남을 이어나간다는 성격이지만,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앞둔 만큼 당내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포섭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대선을 앞두고 힘을 실어달라는 요청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원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 친문계가 결집 중인 만큼, 이들을 의식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에는 통상 명절 귀성 인사를 치르던 서울 용산역이 아니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고속터미널에서 했다. 서울 용산역은 민주당 텃밭인 전라도로 내려가는 '호남선'이 위치한 곳이다. 반면 고속터미널은 호남은 물론이고 강원과 영남, 충청 등 '전국 노선'을 운행한다.

민주당 대표실은 "귀성인사 장소를 용산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로 바꾼 이유는 다양성을 위해서"라며 "호남선뿐인 용산역에서 영남·충청·강원 전국으로 향하는 노선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고속터미널에서 귀성 인사를 올린 것이 조기 대선과 맥이 닿아 있다고 본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뉴스핌에 "이 대표가 원내에서는 그립감을 꽉 쥐고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치르면서 친문계와 거리가 멀어진 만큼, 이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외연 확장성에 대한 지적이 있기에 귀성 인사도 서울 고속터미널로 잡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2024년 설, 총선 앞두고 '계파 갈등' 진압 노력…"출신 따질 여유 없다"

이 대표는 반면 지난해 설 연휴에는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힘썼다. 그는 지난해 설을 하루 앞둔 2월 9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단결만이 답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며 "친명이냐 친문(친문재인)이냐 하며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다.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 없다"고 썼다.

당시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친문 핵심 인사들에게 대선 패배 책임이 있다는 것처럼 말하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불거진 때였다. 임 공관위원장이 이 대표가 데려온 인물이고, 공천권까지 쥔만큼 친문계 반발이 거셌다.

아울러 제3지대의 '빅텐트' 구성도 단합 메시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거대 정당을 비판하며 제3지대로 나온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이 9일 원팀으로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제3지대가 뭉친 상태에서 민주당이 분열을 일으키면 좋을 일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설, 검찰 조사 철저 대비…연휴 직후 정읍, 전주 등 방문

2023년 설 연휴에는 공개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잠행했다. 검찰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해 2023년 1월 28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시 설 연휴 기간인 2023년 1월 21~24일까지 나흘 간 모든 공개일정을 취소하고 방어 전략 마련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변호인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검찰에 제출할 서면 진술서 작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시 "이 대표가 이번 연휴에는 고향 방문 등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 검찰 조사에 대비한 방어 논리 등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신 설 연휴 직후인 같은 달 26~27일까지 이틀간 정읍과 전주, 익산을 돌아다니며 지역 주민과 당원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당시 전북 정읍역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검찰에) 수없이 공격당하고 수없이 음해를 당했지만 결국 다 실체가 드러나서 많은 국민들이 제 진정성과 성과를 인정해줘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잠시 안개가 실상을 가려도 시간이 지나고 안개가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저를 지켜주신 다는데, 원래는 제가 여러분을 지켜드려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저를) 잘 지켜주시면 저도 열심히 (여러분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pc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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