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자립 전면에 선 'LS 3세' 구본규...미·중 갈등 해법 찾나

2025-10-15

협회 출범으로 산·학·연·관 협력 플랫폼 구축

베트남 거점 확보·기술 자립으로 탈(脫)중국 가속

국내 희토류 밸류체인 완성해 산업 자립 기반 강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LS그룹 3세 중 한 명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이 부상하고 있다. 구본규 사장은 지난달 공식 출범한 한국희토류산업협회(KRIA) 초대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우리나라의 희토류 자립과 공급망 다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대체 생산망 구축과 기술 내재화를 통한 한국형 희토류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5일 LS전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희토류산업협회는 지난달 22일 공식 출범했다. 협회에는 LS전선, LS에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머티리얼을 비롯해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주요 기업·학계·연구기관 20여 곳이 참여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풍력·태양광 발전, 방산 및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전반의 필수 소재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그러나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희토류 및 영구자석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자산으로 무기화하면서 한국 역시 공급망 리스크 대응과 자립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대 회장을 맡은 구본규 회장은 협회 출범식에서 "희토류 공급망의 다변화와 기술 자립은 곧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산·학·연·관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회를 "한국 산업 경쟁력을 지탱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정의하며, 민간 중심의 희토류 산업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희토류산업협회는 정부의 '산업공급망 3050전략'과 발맞춰 희토류 자립형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협회는 먼저 원료 단계인 희토류 산화물의 안정적 확보와 공급망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이어 금속과 영구자석 등 희토류를 실제 산업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공·제조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또한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확대해 핵심 정제·합금 기술을 내재화하고, 전문 기술인력을 길러내 산업 전반의 자립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채굴부터 정제, 금속화, 자석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全週期) 밸류체인을 국내에서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그룹은 이미 베트남을 대체 공급망 거점으로 삼아 현지 희토류 광산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흥틴 미네랄(Hung Thinh Minerals) 등과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채굴에서 정제·가공·자석 제조로 이어지는 수직적 생산 체계를 구축 중이다.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한국 기업들의 '탈(脫)중국'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LS는 동시에 고내열 합금 코어 및 무(無)희토류 자석 구동 기술을 연구하며,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는 기술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구 회장은 전력망·해저케이블·에너지 전환 등 LS전선의 핵심 사업과 희토류 산업을 연계해, 전력 인프라와 소재 산업의 '이중 축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구본규 회장이 단순한 협회 대표를 넘어, 민간이 주도하는 희토류 전략을 현실화할 중심 인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아들인 구 회장은 1979년생으로, LS일렉트릭, LS엠트론을 거쳐 지난 2022년부터 LS전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계의 이해와 정부 정책 방향을 조율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특히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희토류 확보는 산업 경쟁력 유지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구 회장이 산·학·연·관 협력의 구심점이 되어, 공급망 재편과 기술 자립을 이끌 구조적 해법을 제시해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협회를 통해 분산돼 있던 기업·연구기관·정책 주체들을 하나로 묶고, 한국형 희토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실질적 추진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협회 인사말을 통해 "한국희토류산업협회는 대한민국이 희토류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국제 공급망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든든한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 희토류 산업의 미래를 여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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