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039490)이 올해 3건의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합병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키움증권이 스팩을 통한 기업공개(IPO) 실적을 쌓는 것은 10년 만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을 위해 IB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유아 식품 제조 및 판매 기업 에르코스는 2월 10일 키움제6호스팩(413600)과 합병을 마치고 3월 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합병을 결정한 지 약 반년 만이다. 전환사채(CB)를 포함한 합병 후 시가총액은 약 750억 원이다. 2022년 4월 코스닥에 상장한 키움제6호스팩은 청산을 1개월 앞두고 합병에 성공하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키움증권은 약 10년 만에 스팩을 통한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을 올리는 셈이다. 키움증권의 직전 스팩 합병 상장은 2015년 SGA솔루션즈(184230)(키움제2호스팩)였다. 이후 2018년까지 키움제3호·4호·5호스팩을 코스닥에 상장시켰으나 모두 기한(36개월) 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청산됐다.
올해는 키움제6호스팩 외에도 키움제7호스팩(433530)과 키움제8호스팩(446840) 등 총 3건의 연내 합병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키움증권의 스팩합병 분야 경쟁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공모주 시장 침체에 따라 스팩 합병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비우호적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팩 주주와 합병 대상 기업의 주주간 눈높이를 잘 조율해 합병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갔다는 분석이다.
키움제7호스팩의 경우 지난 15일 화장품 유리용기 기업 에스엠씨지와 합병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다. 앞서 12·3 비상계엄 및 1차 탄핵안 부결로 증시가 급락, 키움제7호스팩 주가도 공모가(2000원)를 밑돌자 에스엠씨지의 기업가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며 스팩 주주들에게 돌아갈 주식 수를 늘린 것이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5배로 벨류에이션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키움제8호스팩은 지난달 3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보안 솔루션 기업 지슨과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상장 시점은 3분기 이후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껍데기 스팩’ 상장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며 연 2건 이상의 스팩 합병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키움제10호, 키움제11호스팩(489480)이 코스닥 상장을 마쳤다. 앞서 법무법인이 발기인을 맡아 자격 논란 끝에 상장을 철회했던 키움제9호스팩 역시 이른 시일 내 발기인 교체 후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2009년 국내 증시에 도입된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등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주로 사업 규모가 작거나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이 증시 입성을 위해 스팩 합병 상장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