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 대용량 제품이 이달 말부터 공급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7.5㎎을 이달 말부터, 10㎎을 다음달 초부터 도매업체를 통해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릴리는 일라이 릴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다. 이에 도매업체에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마운자로가 공급될 전망이다.
한국릴리는 그간 대용량 마운자로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릴리는 지난 8월14일 국내에 저용량인 2.5㎎과 5㎎을 출시했지만,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선 대용량 투약을 이어가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용량 치료제가 시중에 풀리게 되면서 지난 8월 출시 직후부터 마운자로를 투약한 환자들은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개별 치료제의 투약 기간은 4주다.
마운자로 고용량 도매가격은 4주분 기준 2.5㎎(약 28만원), 5㎎(약 37만원)보다 높은 약 52만 원에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소비자가격은 도매가보다 높아 소비자들이 접하는 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5㎎은 30만원대, 5㎎은 40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운자로 대용량이 출시되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점유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판매 격차가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일라이 릴리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고용량까지 투약할 경우 체중 감소율이 평균 20.2%로 13.7% 수준인 위고비보다 높아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출시 당월인 8월 1만8579건에서 지난달 7만383건으로 급증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고비가 처음 나왔을 때도 60만원대로 치솟았지만, 처방은 많았다”며 “위고비에 대한 기대치가 마운자로로 넘어가면서 처방량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운자로·위고비 등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이른바 ‘성지’로 알려진 서울 종로5가의 약국에서는 마운자로 물량이 없어 ‘오픈런’(제품 구매를 위해 영업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것)에 ‘한 달 뒤 판매 예약’을 받기도 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앞으로도 마운자로의 원활한 국내 공급을 위해 본사 및 제조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치료가 꼭 필요한 2형 당뇨병, 비만, 폐쇄성수면무호흡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마운자로가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