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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만 뱉어도 우울증 진단 가능?
VR, 전자약까지 진화한 ‘우울 Tech’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주인공 정다은(박보영)은 정신병동 간호사지만 우울증을 겪는 환자이기도 하다. 다은은 우울증이 알려지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질까 두려워 진단 및 치료를 거부한다. 증상은 갈수록 심각해져 침대 밖에 나오기도 힘들어한다. 그런데 집에서도 우울증을 진단받을 수 있다면? 침만 뱉으면 AI가 인간 의사처럼 정확하게 우울증 여부를 알려준다면? 현실의 수많은 ‘다은’들도 침대 밖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국내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울증 환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우울 테크’의 미래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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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의 우울을 아는 사소한 것들
의사 앞에서 솔직한 사람, 얼마나 될까. 정신질환 환자도 우울증 증상을 축소하거나 과장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문제는 숨기거나 피해서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도 힘들어진다는 것. 우울 테크 스타트업이 먼저 주목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신체의 사소한 반응만 보고 우울증을 알아차리는 기술에 집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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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한 방울로 우울증 진단: 요즘따라 기분이 울적하고, 좀처럼 힘이 나지 않는다면? 하루 네 번 침만 뱉으면 우울증인지 아닌지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 있다. 정신건강 스타트업 ‘마인즈에이아이’는 이용자가 신청하면 택배로 4개의 타액 수집 용기를 보내준다. 취침 전과 후, 기상 후 30분, 한 시간에 적정 용량의 침을 뱉고 용기를 다시 보내면 일주일 뒤 결과지를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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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지엔 정상, 관심, 경계, 위험 등 네 가지 세부 지표가 표시된다. 스트레스가 급성인지, 만성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우울증 위험집단이 아침에 일어난 뒤 뱉은 침 속의 코르티솔 양이 비위험 집단보다 유의하게 적었다는 연구결과에서 착안해 우울증 진단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인즈내비’를 개발했다. 코르티솔은 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량이 증가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린다. 창업자 석정호(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대표는 “보통 학계에선 의사의 우울증 진단 정확도를 85% 정도로 보고 있다”며 “2030 우울증 환자는 의사의 진단보다 바이오마커(혈액·체액에서 특정 질환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더 신뢰하기 때문에 기술 유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인즈내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확증 임상 보고서를 최종 제출했고, 현재 의료기기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