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이유린 기자)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화재보험금 총 647억 원을 받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장 복구 대신 폐업을 택해 노동자들의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금액은 공장 가동 이후 역대 최대 순이익인 507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로, 한 해 순이익보다 더 큰 수준이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입수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연도별 회사 매출액 등 현황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2003년 공장 설립 이래 2012년 약 507억 원의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LCD 편광필름 생산업체인 외국계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한국옵티칼)는 일본 니토덴코의 100% 자회사다.
회사는 2003년 11월 구미의 외국인투자산업단지에 입주해 2022년 화재 발생 전까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 등을 받으며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2022년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자, 회사는 법인 청산을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를 거부한 사람들은 정리해고로 내몰렸다.
부당함을 느낀 해고노동자들은 니토덴코의 또 다른 쌍둥이 자회사인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600일간의 최장기 고공농성을 해왔지만, 본사는 구미 공장과 평택 공장은 별개의 법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앞서 구미 한국옵티칼은 최근 삼성화재와 기업휴지위험담보 122억 원 산정에 합의했다. 이로써 회사가 받게 될 화재보험금은 총 647억 원(재물담보 405억·적하보험 120억·기업휴지위험담보 122억)에 이른다.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행정소송에 제출한 연도별 회사 매출액 등 현황표에 따르면 2003년 공장 설립 이후 회사는 2012년 1조 955억 원의 역대 매출을 달성하고, 5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당해 순이익은 507억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한국옵티칼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수익보다 더 큰 규모의 화재보험금을 받고도 피해복구는 커녕 ‘폐업’을 결정했다. 2023년 회사는 한국산업단지에 사업 종료를 신청하며 ▲피해복구에 3년 정도의 장시간이 소요된는 점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의 침체로 수요가 없어 경영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국옵티칼 화재현장조사서’에 따르면 소방청은 ‘예상되는 사항 및 조치사항’으로 “화재보험이 가입돼 있어 피해 복구에 어려움은 없어 보임”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화재보험 가입만으로 피해 복구가 원활하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화재발생 후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사는 복구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화재로 본사인 니토덴코는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하여 대체생산을 결정했다. 이에 구미 한국옵티칼이 폐업한 2022년 회계연도부터 평택 한국니토옵티칼의 매출, 당기 순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2023년에는 2008년 이래 최고치인 500억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김주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쌍둥이 자회사인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화재 발생 이후에도 꾸준히 신규채용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용 승계의 여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이를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한국옵티칼은 보험금만 챙기며 국내 외투기업 노동자들의 고용은 외면한 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논란에 직면해 있다.
이에 김 의원은 “피해복구 대신 ‘폐업’을 선택하며 남는 장사를 한 격”이라고 질타하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태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국내 외투기업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5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사태와 관련 일본 니토덴코와 본사의 한국사업 총책임자인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이배원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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