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긴 글 대신 짧은 답…약술형 논술 대세 속 '수능최저'가 변수”

2025-10-20

수능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대학별 논술고사가 시행된다. 2026학년도 논술전형은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약술형 논술 비중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예고됐다.

지난 9월 지원을 마감한 수시 모집 결과를 보면 올해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은 지난해(42.54대 1)보다 상승했다. 전국 44개 대학 1만2843명 모집에 55만7000여명이 몰리면서 평균 43.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의약학계열의 논술 경쟁률은 700대 1을 넘어선 곳도 있을 정도다. 올해 수시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 대부분은 서울·수도권 주요 대학 의약학계열이다. 아주대 약학과는 708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가천대 의예과 577대 1, 성균관대 의예과 567대 1, 경희대 한의예과 520대 1, 성균관대 약학과 515대 1 등의 순이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모집인원이 늘어난 점이 큰 원인 중 하나”라며 “올해의 경우 수능 난이도 상승, '사탐런' 강화 등 수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논술전형 특징 중 하나는 실질 경쟁률은 다르다는 점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3년간 내신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라 시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일단 지원해보는 '허수'가 많다. 표면적인 경쟁률과 달리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으로 인해 합격선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논술은 인문계열은 '약술형 논술'의 비중이 커졌다. 기존 논술전형은 긴 호흡의 글쓰기가 중심이었다면 올해 대입 논술의 특징은 짧지만 핵심이 명확한 약술형 유형으로 가고 있다. 광운대와 동국대는 약술형 논술을 시행하는 대표 대학이다. 짧은 문항에서 수험생의 단계적 추론, 비판적 사고, 요점 정리 등을 요구한다.

이 소장은 “대학에서는 전반적으로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는 추세로 가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큰데 연세대가 과학논술을 없애고, 교과과정과 비슷하게 약술형 논술이 늘어난 것도 그런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가 완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수능 최저는 논술전형의 가장 첫 관문이기도 하다. 인문계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41개 대학 중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대학은 25개교다. 2026학년도에 논술전형을 신설한 국민대는 수능 최저를 국수영탐(1) 2개 합 6을 충족하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최저 충족률은 동국대 29.2%, 성균관대 35.7%, 세종대 35.5%(인문)·35.7%(자연), 중앙대 22.5%, 한국외대 32% 등 5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는 최대 관건인 셈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전형은 준비도 중요하지만 수능 최저가 적용되는 대학에 지원했다면 수능 최저 충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수능 직후 바로 논술전형을 봐야하는 수험생이라도 최소한 최근 3년간의 논술 기출문제를 살펴보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대학별로 논술 유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대학의 논술 문제도 참고하고, 최근 이슈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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