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일easy] 눈 뜨기 무서울 지경… '혁신 아이콘' 테슬라에 무슨 일이

2025-03-18

테슬라, 1주 사이 큰 폭의 주가 등락

정치 발언에 방화 시위까지… 판매 전망치 하락

BYD 5분 충전+FSD 무료 배포 등 '기술 충격'

산업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혹은 필연적으로 등장한 이슈의 전후사정을 살펴봅니다. 특정 산업 분야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나 소액주주, 혹은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 데일리안 산업부 기자들이 대신 공부해 쉽게 풀어드립니다.



#포지티브적 해석: 오너가 유명하면 똥을 싸도 박수를 받는다

#네거티브적 해석: 오너가 눈길을 돌리는 순간 주가를 잃는다

'혁신'의 아이콘, 오늘 이야기는 바로 테슬라입니다. 자동차업계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많이 쓰지만, 여전히 테슬라를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잡고 있죠. 그런데, 수없이 자주 등장했던 '테슬라 위기설'이 이번엔 좀 심각한 분위기를 띠고 있어 주목됩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주가가 폭락했다가, 또 다음날 일어났더니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섭니다. 대체 어느정도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당장 최근 1주일만 볼까요.

지난주 화요일(11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테슬라 주가가 하루 아침에 15.4% 폭락했고요, 이틀 뒤인 목요일(13일) 갑자기 7.6% 급등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는 또 토요일에 2.9% 떨어졌다가 일요일엔 3.9% 증가했고, 이번주에 들어선 어제(18일) 또 5% 하락했죠.

테슬라 주식의 등락이 잦은게 물론 하루 이틀 일은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워낙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 기존에도 그의 말 한마디, SNS에 올린 한 줄의 글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좀 심각한 듯 합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작년 12월 기록했던 최고치와 비교해서 50% 이상 떨어진 수치거든요. 불과 3개월 사이에 반토막이 난 거죠. 아무리 테슬라라 하더라도 큰 폭의 등락은 의구심을 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 테슬라의 가장 큰 주가하락범은 역시나 일론 머스크입니다. 그동안 사업적 얘기로 주가를 들었다놨다면, 이번엔 정치에 연관돼있는데요. 현재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일등 공신으로 인정받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데, 최근 정치적 행보의 수위가 굉장히 세졌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X(구 트위터)에 한 사용자의 게시물을 리트윗했다가 곧바로 삭제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1953년까지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이오시프 스탈린, 독일 나치당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 중국 건국자 마오쩌둥이 수백만명의 죽음에 책임이 없고, 실제로는 공무원들이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한 게시물이었죠.

앞서 머스크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행사에서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후 그의 나치 관련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테슬라 직원이 해고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습니다. 미국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해야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고요.

사실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하더라도, 전기차 보급에 반감을 갖고 있는 그의 정책을 테슬라에 유리한 쪽으로 돌릴 수 있을거라는 기대심리가 더 컸습니다. 최측근인 머스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한 정책을 완화해줄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머스크 혼자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고 애쓰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에 전세계에서 실망한 소비자들이 거리로 달려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자신이 타던 테슬라를 불태우며 시위를 하기도 하고요, 테슬라 매장에 방화 시도를 하는 등 끊임없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테슬라 차를 '아주 훌륭하다'며 두둔하며 주가 방어에 함께 나서고 있단 겁니다. 트럼프는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한 바로 다음날 자신의 SNS에 '테슬라 차를 직접 사겠다'고 올리면서, 테슬라를 보이콧 하는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라고 비판했죠. 한국에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참 기이하고 흥미로운 현상이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더 떨어질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JP모건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120달러로 제시했는데,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50% 이상 추가로 더 떨어질 거라는 얘깁니다. 차가 안 팔리기 시작했거든요.

주가라는 건 결국 한 기업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잖아요. 대통령이 지지해주는 것도 좋지만, 종국엔 차가 잘팔리고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소비자들이 반감을 갖고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얘기가 달라지는 겁니다.

올해 1월 기준 이미 유럽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50% 급감했고요, JP모건의 경우 1분기 테슬라의 글로벌 인도량이 기존 44만 4000대 정도 될거라고 예측했었는데, 35만 5000대로 10만대 가량 줄였습니다. 이게 맞아 떨어지면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 분기 인도량을 기록하게 되는거고, 작년 1분기랑 비교해도 8%나 줄어들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몸집을 크게 불린 경쟁업체 BYD가 신기술을 발표하고 나서면서 테슬라 위기설은 더 힘을 받는 분위기인데요. BYD는 지난 17일 주행거리 292마일(470km)을 5분 만에 충전을 완료하는 새로운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고, 테슬라 주가는 다음날인 어제 5% 하락했습니다. 15분 만에 최대 171마일(275km)을 충전할 수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와 비교하면 충전 경쟁력이 크게 밀리는 것이죠.

자율주행 경쟁력과 관련해서도 최근 의문을 낳고 있는데요. 테슬라가 중국에서 첨단 주행보조·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를 한 달간 무료 체험판으로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입니다. 테슬라의 FSD는 한국 기준 1000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테슬라에는 큰 수익을 가져다준 핵심기술이거든요. 결국 중국 현지에서 자율주행 경쟁이 쉽지 않다는 반증인 셈이죠.

'혁신'의 테슬라, 이쯤 되니 단순히 말 한마디로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요. 당장 주가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인데, 정치적영향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으니 테슬라 주주들과 기존 소비자들의 애가 탈 법도 합니다. 테슬라가 정말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기우에 불과할까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후속편을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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