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렌터카 가격 불만 최우선 과제
콘텐츠 부족·계절 편차도 발목 잡아

제주 관광업체 10곳 중 8곳 이상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렌터카·식비 등 높은 가격과 콘텐츠 부족이 관광산업 경쟁력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며, 제주 관광산업의 구조적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제주중소기업회장 성상훈)는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8일까지 제주지역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 관광업체 실태 및 정책수요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매출 추이를 묻는 질문에 응답 업체의 84.7%가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 ‘크게 감소’가 45.0%로 가장 많았다. 반면 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관광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관광객 감소’(60.3%)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인건비·운영비 상승(35.0%) ▲임대료 부담(21.7%) ▲홍보·마케팅 부족(14.0%) ▲자금조달 곤란(12.0%) 순으로 순으로 나타나,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업계를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 관광의 최대 강점으로는 응답자의 89.0%가 ‘자연경관’을 꼽았다. 항공·교통 접근성(14.3%), 음식·미식 콘텐츠(12.3%) 등이 뒤를 이었지만, 자연환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은 관광상품 다변화의 한계로도 해석된다.
반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숙박·렌터카·식비 등 가격 불만’(55.0%)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다음으로는 관광 콘텐츠 부족(43.3%), 계절성 수요 편차(21.3%), 교통·물류 혼잡(11.7%) 등이 지적됐다. 이는 관광객 수 자체보다 가격 경쟁력과 콘텐츠 혁신이 제주 관광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필요한 관광정책으로는 ‘관광 인프라 확충’(57.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마케팅 지원(29.0%), 세제 감면(28.0%), 관광 금융지원(23.0%), 외국인 관광객 유치(19.7%), 관광 전문인력 양성(17.3%) 순으로 집계됐다.
향후 1~2년간 제주 관광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0%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현상 유지’는 29.0%, ‘긍정적’ 전망은 7.0%에 그쳤다. 사업 확장·변화 계획과 관련해서는 ‘콘텐츠·서비스 개발’(55.1%)과 ‘온라인 예약·판매 채널 확대’(36.7%)가 주로 제시됐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