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고 싶은 치과 만들기 38
신인순 대표
인파워 병원교육컨설팅 그룹
36호 칼럼을 접하신 원장님께서 ‘직원평가’에 대해 문의를 주셔서 조금 더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직원평가는 치과의 성장과 개인의 발전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10명 미만의 소규모 치과의 경우 조직의 유연성이 더 중요할 수 있어, 평가를 도입하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평가가 성과 위주가 아닌 진정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일방적인 원장의 평가보다는 직원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셀프 피드백 중심의 평가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셀프 피드백을 중심으로 한 직원평가는 구성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자기성찰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단순히 원장과 실장의 평가를 받는 방식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자기 발전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셀프 피드백이 병원의 비전, 미션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치과마다 고유한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및 인재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 중심의 진료 철학을 강조하는 병원이라면, 그 철학을 실천하는지 평가 항목에 반영해야 합니다. 환자에 대한 배려와 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이라면 직원이 셀프 피드백을 통해 자신이 그 철학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병원이 바라는 인재상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한다면 치과의 발전과 직원 개인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일치될 것입니다.
또한, 셀프 피드백은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돌아보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인천에 위치한 J 치과의 사례입니다. 이 치과는 직원들이 셀프 피드백을 작성한 후 원장님께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칩니다.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직원과 1:1 미팅을 진행하여 셀프 피드백과 원장님의 평가 점수를 비교합니다.
이 과정에서 점수 차이가 큰 항목을 조정하며 격차를 줄이고 최종 피드백을 완료하여 다음 연도의 목표를 세우는 데 활용합니다. 흥미롭게도 연차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고연차 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에 더 엄격한 점수를 부여하는 반면, 저연차 직원들은 자기 역량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더닝-크루거 효과’로도 불리는 현상으로, 저연차일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고연차일수록 엄격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J 치과는 주관식 항목도 포함하여 직원들이 자기 목표에 맞춰 성장을 다짐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와 같은 피드백 과정은 원장님이 큰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하지만, J 치과는 매년 꾸준히 평가를 시행하면서 이직률이 줄었으며, 직원들이 지속 성장을 하고 이는 병원의 성과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병원 내 조직문화는 다른 병원의 직원들마저 부러워할 만큼 긍정적이고 견고하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다음 사례는 J 치과보다 규모가 치과로 직원 19명인 병원입니다. 인원이 많다 보니 직원 간 갈등이 있을 때나 일부 ‘빌런’으로 불릴 만한 직원들이 등장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원장님 혼자서 모든 상황을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병원에서는 ‘다면 평가 방식’을 도입하여 평가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다면평가’란 상사에 의한 일방 평가가 아니라 부하와 같은 부서·부문의 동료, 업무관계가 있는 타부문의 담당자, 한층 더 나아가 거래선이나 고객에 의한 평가 등 다방면의 인사에 의해 평가하는 제도를 말하며, 360°평가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본인의 직속 상사가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전통적인 인사고과에 비하여 다면평가는 평가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되었고, 관리자는 강·약점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해짐으로써 부하사원의 자질과 능력육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면평가 [多面評價, Multi-source Appraisal] (HRD 용어사전, 2010. 9. 6., (사)한국기업교육학회)
다만 다면평가는 자칫하면 인기투표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평가의 취지와 목적을 명확히 공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 병원은 평가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평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업무적으로 가까운 동료나 상사로부터(5~7명) 평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평가 항목에는 병원의 핵심가치, 인재상, 그리고 각자의 업무 역량이 포함되며, 추가적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주관식 항목도 마련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단순한 평가를 넘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면평가 과정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생기기도 하며, 일부 직원이 상처를 받고 병원을 떠나기도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사 담당자는 평가가 단순히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직원의 성장과 병원의 발전을 위한 과정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합니다. 평가 결과가 나오면, 평가자 본인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셀프보고서를 작성하여 최고 관리자 또는 원장님과 함께 순차적인 미팅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다음 해의 목표를 설정하고 각자의 성장 계획을 세워가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평가 방식이 있지만 우리병원에 맞는 방법을 찾아 현명한 인사관리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