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체통에 등기우편물을 넣어두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을 열고 무심하게 손을 집어넣었는데 곤줄박이 한 마리 푸드득 날아올랐다. (중략) 우편물과 함께 딸려 나온 알 다섯 개 엉겁결에 땅에 떨어졌다. (중략) 새끼를 읽은 어미새 얼마나 황당하고 슬플까 생각하다 “곤줄박이야, 미안해 내 실수를 용서해 줘” 큰 글씨로 편지를 써 둥지에 넣어 두었다. -‘곤줄박에게 쓴 편지’ 전문
뒤늦게 시세계에 빠진 양화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신아출판사·1만2,000원)이 출간됐다. ‘표현’ 신인문학상(2018)과 ‘수필과 비평’ 신인문학상(2021)으로 문학계에 발을 내디딘 후 첫 번째 저서이기도 하다.
시집은 1부 ‘뜰 안’, 2부 ‘뜰 밖’, 3부 ‘긴 풍경’, 4부 ‘짧은 풍경’으로 구성했으며, 총 73편의 시를 실었다. 시인이 풍경의 경계와 길이를 기준으로 세계를 읽고, 그 세계와의 관계를 읽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비평가 천세진 시인은 해설을 통해 “곤줄박이에게 쓴 편지는 늦가을 같은 몸에서 태어났다”며 “겪지 않고 태어난 이야기가 아니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생의 과정들을 대부분 거치고 온 시간의 어느 지점에서 태어난 작품들”이라고 평가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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