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AI에 '지능 독점권' 뺏긴 인간…도태·진화 갈림길

2025-03-14

15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에 대한 논의는 일부 전문가와 연구자 집단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면서 AI는 인류에 가장 위협적인 기술이 됐다. 수많은 직업들이 AI로 대체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AI로 인해 인간 소외가 산업혁명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때문이다. 특히 챗GPT의 보급 속도는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챗GPT의 일일 사용자가 불과 몇 주 만에 1억 명 이상이 됐다. 인류 역사상 챗GPT처럼 빠른 속도로 보급된 기술은 없었다.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인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 이래 인간이 처음으로 ‘지능의 독점권’을 잃게 되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책 ‘넥스트 인텔리전스’는 2017년 출간된 ‘지능의 전쟁’의 개정판으로 6년간 폭발적인 속도로 발전한 AI를 둘러싼 논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망했다. 프랑스 출신으로 의사이자 미래학자인 저자 로랑 알렉상드르는 당시 책에서 “다행히도 AI 발전은 폭발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의식’을 갖춘 ‘강한 AI’로 인한 기술적 특이점이 코앞에 닥친다면 매우 심각한 사회적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예측은 반을 틀리고 반은 맞게 됐다. AI 발전 속도가 폭발적이지 않다는 것은 5~6년 만에 틀린 말이 됐고, AI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인류에 디스토피아적이기만 할까. 우선 인간이 주도권을 잃고 AI에 의해 ‘박멸’되는 상황은 디스토피아적이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 계층이 몰락하고, 가짜 뉴스가 범람해 탈진실화된 사회를 가속화하고, 소수의 권력가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독재 체제 등은 우리가 극복하기 어려운 위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디스토피아적인 상황보다는 AI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토피아도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지능이 높은 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커다란 부를 축적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사회였지만 AI 시대에는 지능의 평등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유토피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능의 차이가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봤지만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지능 평등의 시대’에는 누구나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에 접근할 수 있고 신체·환경 등의 조건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저자는 AI가 무작정 유토피아를 선사하는 것은 아니라며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 AI를 통제하는 창조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능의 어원도 사물을 연결하는 능력으로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새로운 지능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판적인 사고력과 정확하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지식을 쌓는 것은 필수다. 실제로 챗GPT가 어떤 질문이든 답을 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질문을 하지 못할 경우 챗GPT도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거나 심지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챗GPT가 거짓말을 해도 알아차릴 수 있는 기본 지식이 없다면 잘못된 대답을 그대로 믿게 되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하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미래 세대의 교육에 대해 강조한다. 60년 내에 AI와 상호 보완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AI의 동료가 될 아이들은 AI의 작동 방식을 알아야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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