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 시 바른 자세 미리 숙지
기절 질환 등 졸음 유발 약도 확인해야
#1. 목과 어깨가 자주 결리는 A(60대)씨는 명절을 맞아 운전할 생각에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평소에는 2시간이면 도착할 고향이지만 명절에는 6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고향에 도착하면 장시간 운전으로 지친 뭉친 목과 어깨 근육을 한참 풀어줘야 했다.
#2. 초보 운전자 B(30대)씨에게도 귀성길은 긴장의 연속이다. 익숙하지 않은 도로 환경에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피로가 쉽게 누적됐다. 커피를 다섯 잔 넘게 마시며 집중력을 높였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 다음 날 더 큰 피로로 돌아왔다
올해 추석 연휴(10월 3일~8일)가 장기간 이어지며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3410만대로 예측됐다. 추석 당일에는 최대 667만대가 몰려 역대 최고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장시간 운전과 교통체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바른 자세와 통증 예방법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유한다. 무리한 장거리 운전은 자세 불균형을 악화시켜 만성 요통 및 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앉아 있는 자세에서는 체중이 다리로 분산되지 못해 허리가 서 있을 때보다 1.5배 이상의 하중을 받는다”며 “운전 시에는 의자를 90도로 바르게 세워 척추를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1~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간단한 팔과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목과 어깨도 예외는 아니다. 전방을 주시하는 자세는 ‘거북목’을 유발해 신체 긴장을 높여 목이나 어깨 통증이 생기기 쉽다. 의식적으로 등을 펴고 머리를 뒤로 붙이고 낮은 쿠션이나 베개를 목과 등에 대는 것이 올바른 자세에 도움이 된다.
강 교수는 “사람의 머리 무게는 약 5kg 정도지만 목이 30도만 앞으로 기울어져도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4배 이상 커진다”며 “장시간 운전 시에는 일정 간격마다 자세를 바로잡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 복용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기저 질환이 있거나 가을철 감기·알레르기 등으로 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 성분에 따른 졸음 부작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코감기나 알레르기에 주로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과 나른함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 전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거리 운전이 예정되어 있다면 약 복용 계획에 대해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졸음을 막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줄이고 각성을 돕지만,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피로가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평소 안구 건조가 심하다면 시야 흐림 예방을 위해 인공눈물을 충분히 준비하고, 야간 운전 시 빛 번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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