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버거, 짜먹는 밥, 투명 캔맥주…편의점 '시선 강탈 전쟁'

2025-10-06

투명한 용기에 든 푸짐한 버거, 음료캔에 끼울 수 있는 견과류 플래터….

편의점 업계의 ‘이색 패키지’ 경쟁이 뜨겁다. 편의점 이마트24의 공승준 FF(Fresh Food) 팀장은 “온·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제품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가운데,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첫 구매’가 중요하다”며 “첫 구매를 결정짓는 가장 첫 단계가 패키지이기 때문에 업계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높은 영향을 끼치는 패키지는 그간 식음료·뷰티 등 업계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돼 왔다.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들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고정관념을 깨는 차별화된 패키지를 더욱 많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속이 보이는 패키지’다. 이마트24는 지난달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투명 용기 안에 든 프리미엄 버거 2종(‘더블비프치즈버거’ ‘블랙페퍼더블버거’)을 내놨다. 대부분의 버거들은 불투명한 종이로 포장돼 구매 전까지 안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 버거는 패티와 야채 등이 투명 용기를 통해 그대로 노출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시선 강탈 버거’가 콘셉트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두툼한 패티가 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최근 신상품 5종을 포함해 샌드위치 18종의 용기도 전면 투명으로 새단장했다.

세븐일레븐엔 투명캔에 든 생맥주(‘생드래프트비어’)가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업계 처음으로 캔 생맥주를 내놓으면서 맥주의 청량감을 눈으로 보여주려 투명캔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직원들은 생맥주에 적합한 투명캔을 찾아 전국 캔공장을 다니며 수십 번의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생맥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캔에 자외선이 차단되는 코팅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하이볼 제품 일부도 투명캔으로 리뉴얼했다.

소소한 불편함을 개선한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24의 ‘눌러밥’은 주먹밥이 튜브컵 형태의 용기에 담겼다. 기존 삼각김밥이 손에 묻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주먹밥을 눌러 짜 먹을 수 있게 했다.

CU에는 맥주·음료캔과 한손에 들고 있을 수 있는 견과류 플래터가 있다. ‘폭스 콤보 MBTI 견과 플래터’ 2종으로 맥주캔 등에 끼워 둔 채 견과류를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또 CU는 서울우유와 함께 컵 형태의 커피우유 ‘포리커피컵’을 내놨다. 기존 삼각 포장은 야외에서 들고 마시기 어려운 점이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단 설명이다.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패키지도 있다. 가나디 캐릭터 얼굴 모양을 병뚜껑으로 만든 CU의 가나디 콜라보 음료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CU 관계자는 “요즘 굿즈가 인기인 트렌드에 맞춰 병뚜껑 자체가 굿즈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로 광고를 담은 패키지로 제품 가격을 낮춘 경우도 있다. GS25의 ‘광고 스낵’은 포장지 전면에 유로 광고를 담아 제조사가 광고 수익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가격은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광고가 담긴 팝콘 2종의 가격은 약 7년 전 수준인 각각 1000원이었다.

이색 패키지 상품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시선강탈 버거’는 지난달 출시 이후 현재까지 햄버거 상품군 중 판매량 1위다. 세븐일레븐의 투명캔 하이볼은 패키지 변경 후인 올 8~9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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