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차량 구매를 원하는 도내 20·30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는 물론 합리적인 가격대로 차량을 구매하려는 중고차 수요마저 감소했다.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북 20·30대 신차 등록 대수는 4천575대로, 지난해 동기(4천708대) 대비 133대(2.8%) 감소했다.
중고차 구매는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올해 상반기 도내 20·30대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만106대로, 지난해 동기(1만595대)와 비교해 489대(4.6%)나 줄었다.
이처럼 20·30대 청년층의 차량 구매가 감소한 현상은 경제적 요인, 소비 가치관, 사회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 증가, 장기 취업난 등 고용 불안과 함께 고물가로 인한 체감 소득 하락으로 소득 정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매년 천정부지 치솟는 신차와 중고차 가격을 더이상 감당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즉, 차량 구매가 이제는 필수보다 사치 또는 선택 사항으로 밀려난 것.
또한, 차량 구매보다는 여행이나 전자기기, 패션, 미용 등 경험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중심의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험료와 세금, 주유비, 주차비 등 자차 유지비에 대한 부담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차량을 자산이 아닌,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교통과 공유차가 확산된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한다.
쏘카, 카카오T 등이 대중화돼 있고, 도심 내 대중교통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내 경제계 관계자는 “소득 불안정과 대출에 대한 부담, 생활 방식 등의 이유와 함께 차량을 더이상 필수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여기는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가 차량 구매율을 낮추고 있다”면서, “당분간 고물가 등의 여파로 지나친 지출을 피하려는 청년층이 늘어나 신차는 물론 중고차의 판매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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