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은, 금 투자했다면 수익률 16배 더 늘었다

2025-10-10

한국은행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금에 투자했다면 미국 국채보다 최대 16배 많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은은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금 매입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법조사처와 한은에 각각 분석을 의뢰한 결과 최근 10년간 미국 국채와 금, 그리고 두 자산을 혼합해 투자했을 경우 수익률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6년 초 1억 원을 미국 국채(1년물)에 투자해 매년 재투자했을 경우 올 9월 말 기준 잔액은 1억 4108만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에 투자했다면 4억 7623만 원으로 늘었으며 국채 70%, 금 30% 혼합 투자는 2억 4163만 원으로 추정됐다. 순수익 기준으로 보면 금 단독 투자는 미 국채 대비 약 9.2배, 혼합 투자는 약 3.5배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시뮬레이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15년 8월 1달러를 미국 국채에 투자했을 경우 10년 후 예상되는 수익은 0.124달러, 금은 2.038달러, 국채 70%, 금 30% 혼합 투자는 0.698달러로 집계됐다. 금 수익률은 국채 대비 약 16배, 혼합 투자 대비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2014년 이후 금을 사들이지 않고 있는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금 매입을 늘렸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에서 국제 금융시장 환경과 전체 포트폴리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금은 한 번 매입하면 매각이 어려운 특성도 있어 단순히 가격 상승만으로 매입을 늘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중수 전 총재 시절 금 매입에 나섰다가 가격 하락기 ‘투자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점도 한은이 금 매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은 1% 남짓으로 2013년 이후 104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각국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10% 초반대에서 지난해 말 20%로 증가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올해만 20톤 넘게 매입하며 총 2300톤 이상을 보유 중이다. 러시아는 2000년 384.4톤에서 2024년 2332.7톤으로 약 6배 늘었다.

최은석 의원은 “입법조사처와 한은 분석 모두 자산 다변화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외환보유액의 안정성과 자산 다변화를 위해서 금은 반드시 필요한 전략 자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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