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의 나이에 가상현실(VR) 기술 기업 오큘러스VR을 창업한 미국의 청년 기업인 파머 러키는 2년 뒤인 2014년 20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는 오큘러스VR을 인수한 페이스북(지금의 ‘메타’)에서 기술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던 러키는 반(反)트럼프 기류에 빠져 있던 페이스북에서 퇴사했다. 이어 미국·멕시코 국경에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국경 감시, 군사기지 방어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를 차린다. 2017년 설립한 방위산업 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다. 안두릴의 기업 가치는 근래에 140억 달러까지 뛰었다.
안두릴은 원래 영국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보검의 이름이다. 부러진 검의 파편을 벼리어 명검으로 재탄생한 안두릴처럼 낙후된 방산 체계를 신기술로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사명이다. 안두릴은 특히 인공지능(AI)과 센서 융합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위협 상황과 표적을 즉각 감지하고 스스로 판단해 대응하는 무인 감시탑, 자율 공격·감시 드론, 로봇 등을 개발 중이다. 이 장비들을 구동할 AI 기반 운영체계(OS) ‘라티스’도 개발했다. 현재 미국·영국·호주·우크라이나 등이 안두릴 제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안두릴은 군사 장비 제조 공정에서도 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AI, 모듈화 기술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혁신 공정을 적용한 무기 제조 공장을 미국 오하이오주 피카웨이카운티에 짓기로 했다. 공장 규모는 무려 46만 ㎡(약 14만 평)에 이른다. 오하이오주는 안두릴 공장 건립을 돕기 위해 30년간 4억 5000만 달러 상당의 고용 창출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우리도 민관군 협력으로 AI에 기반한 방산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해 무기 수출 경쟁력을 높이면서 저출생으로 인한 병력 부족에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