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후광 얻은 고팍스···정작 '김치코인 거래소' 온상으로

2025-10-17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인수가 확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고팍스가 정작 거래소 운영 측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변경신고를 받기 전까지 김치코인 상장에 집중했던 고팍스가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뉴스웨이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고팍스에 상장된 코인은 총 122개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0개가 김치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코인은 국내 기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통상 한국인이 주도하거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코인 프로젝트를 통칭하는 용어다.

국내 기반의 프로젝트들은 과거 펌프앤덤프 방식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앞서 다수의 김치코인들은 호재성 소식이나 커뮤니티 작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급등시킨 뒤 재단의 보유 물량을 대량 매도해 차익을 챙겨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유발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거래소 사업자들이 김치코인 상장에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됐다. 특히 테라-루나 사태 이후 거래소의 김치코인 기피 현상은 두드러졌다. 국내 1, 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최근 상장 과정에서 사실상 김치코인을 집중 검토할 정도로 엄격한 심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팍스는 여전히 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10월까지 고팍스가 상장한 신규 코인은 10개인데, 이들 모두가 김치코인이다. 무엇보다 심사가 정량적으로 이루어졌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고팍스는 과거 다수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코인인 센터코인을 올 4월에 상장시켰는데, 6개월 만에 개발사의 운영 중단 문제로 유의지정 공지를 통해 추가 입금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업비트가 상장시킨 김치코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빗썸은 업비트보다 많은 수의 김치코인을 상장시켰으나 전체 상장 코인 대비 한 자릿수 백분율에 불과하다. 고팍스는 지난해에도 신규 상장 34개 중 24개를 김치코인으로 채웠다. 사실상 신규 상장의 대부분을 김치코인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거래소들이 상장 코인을 한 자릿수대로 대폭 줄인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김치코인의 또 다른 문제는 유동성이다. 고팍스에 상장된 코인 상당수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고팍스가 고파이 사태 이후 사실상 거래소 기능이 멈춘 탓이지만, 한편으로는 김치코인 상장 기조에 대한 구조적인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 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극심하고, 소수의 자금으로도 시세 조작이 가능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팍스에서는 일부 김치코인 프로젝트의 백서 링크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방치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태진 한양대학교 교수는 "김치코인이라고 하는 K-코인은 평균 유동성은 낮지 않지만 질적으로 취약해 급락과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김치코인은 주로 국내 거래소에 집중된 상황으로 복권형 수익 구조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유동성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정보 투명성 강화,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등에 업은 상황에서 고팍스가 같은 상장 기조를 유지할 경우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거래소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상장 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고팍스가 검증되지 않은 김치코인을 무분별하게 상장하면서 사실상 투자자 피해를 방관하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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