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늘과 펜으로 만든 ‘지옥의 장난’
태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10살 남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이마에 외설적인 단어를 강제로 문신으로 새기는 충격적인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한 장난으로 시작된 폭력은 아이의 얼굴과 팔다리에까지 퍼지며, 한 어린 생명을 평생의 트라우마로 몰아넣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The Sun)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태국 서부 깐짜나부리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
피해 아동 카오(10) 군은 친구들에게 제압당한 채, 이마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외설 단어와 팔·다리에 조잡한 낙서가 새겨졌다.
가해 학생들은 정식 문신 기계 대신 바늘과 펜을 엮은 급조 도구를 사용했다.
사건 직후 카오 군의 얼굴 사진이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며, 현지 사회는 공분에 휩싸였다.
“아이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인간인가?” “잔인함의 끝을 봤다” 등 수천 건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이 소식을 들은 현지 문신 전문가 잔지라 깨우켓 씨는 무료로 문신 제거를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에 카오 군이 레이저 보호안경을 착용한 채 시술을 받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런 어린아이에게 외설 문신을 새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분노를 표했다.
깨우켓 씨는 “정식 타투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 3차례 시술이면 대부분 제거 가능하다”며 “육체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카오 군이 겪은 사건이 신체 훼손을 넘어선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아동학대라고 지적한다.
현지 심리상담가들은 “피해 아동은 자신이 사람들에게 조롱당했다는 수치심을 오래 겪을 수 있다”며 장기적인 심리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국 경찰과 학교 측은 현재 가해 학생들과 학부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태국 법상 18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 동의 없이는 문신 시술을 받을 수 없으며, 불법 시술 또는 미성년자 대상 시술은 처벌 대상이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