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디센던트’ 글로벌 목표로 5~6년 개발
진입장벽 높은 루트슈터 뚫은 것에 의미 부여
‘빅게임=듬직한 물건’ 개발자 특유 표현 눈길
리틀 게임 힘 실어…가볍고 빠르게 특징 살려 접근
“넥슨과 같이 일하게 되면서 글로벌에서도 동작하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시작됐고요. 5~6년 작업을 해서 물건을 냈고, 다행스럽게 기대하는 수치 이상으로 끌어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자부심도 있습니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지난 30일 넥슨 미디어데이 ‘NEXT ON’ 자리에서 ‘퍼스트 디센던트’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보통 개발 프로젝트라 지칭하는 게임을 ‘물건’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는 것이다. 개발자 특유의 시각이 반영됐다. 퍼스트 디센던트와 같은 블록버스터 게임에 대해선 ‘듬직한 물건’이라고도 짚었다.
세간의 관심이 쏠린 ‘듀랑고’의 정통 후속작도 이런 의미에서 듬직한 물건이다. 박 대표는 대중적 성공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 속에 서비스를 종료한 듀랑고 후속작 출시 시점을 묻는 질문에 “내년 정도면 어떤 물건인지 유저분들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넥슨이 재차 성과를 짚은 퍼스트 디센던트는 올해 국내 게임 기업이 출시한 게임 중엔 첫손에 꼽힐만한 기록을 일궜다. 다음과 같다.
▲PC 콘솔 동시접속자 55만명 돌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매출 1위 달성 ▲올해 출시작 중 3분기 PC 콘솔 기준 월간 누적 이용자 수 글로벌 스팀 2위 기록 ▲진입장벽이 높은 루트슈터 시장에서 국내 첫 성공작 배출 ▲구세대 콘솔 포함한 크로스플레이 지원 등이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NEXT ON 미디어데이에서 퍼스트 디센던트가 게임대상 본상 후보에 올라 유력한 대상 수상작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당연히 영광스러운 일로,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다”며 “글로벌에서 루트슈터 장르로 시장을 뚫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루트슈터란 캐릭터 성장과 아이템 수집의 재미를 강화한 슈팅 게임을 말한다. 캐릭터 역할수행게임(RPG)과 액션 슈팅의 조합이다. 서구권 시장을 뚫기 위해 RPG 개발에 강점과 노하우를 갖춘 국내 개발사들이 이 장르에 눈독을 들였고, 넥슨(넥슨게임즈)이 먼저 성과를 냈다.
퍼스트 디센던트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출시 직후 ‘진짜 게임다운 게임’이라며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으나, 맹렬한 게임 플레이 덕분에 콘텐츠 소진의 위험을 맞았다. 첫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아쉬운 평가가 나왔고, 그 이후 최고난도 침투 작전 등 추가 업데이트로 게이머들을 달래며 다시 반등을 기록 중이다.
<참고 기사: ‘퍼스트 디센던트’ 안정 궤도로…빅5 넘보는 넥슨게임즈>
넥슨게임즈는 넥슨의 빅앤리틀 개발 기조에서 ’빅’게임을 담당한다. 박 대표는 “빅앤리틀에서 빅은 기존에도 해온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잘 하는 것에 더 포커싱돼 있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을 겸하는 박 대표는 넥슨의 진화 관점에서 ‘리틀’ 프로젝트에 더욱 방점을 찍었다. ‘데이브 더 다이버’ 등 넥슨의 다양한 스튜디오에서도 나올 리틀 게임을 기대해달라는 의미다.
“빅앤리틀에서는 리틀이 기존하고 좀 다른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예전 넥슨코리아에서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큰 프로젝트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진행한 이슈들이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작은 프로젝트들이 살아남지 못하는 그런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나눠서 빅은 기존대로 선택과 집중을 해서 듬직한 물건들을 만드는 걸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리틀은 가볍고 빠르게 큰 프로젝트 하듯이 이것저것 다 챙기는 걸 하지 않고 뭔가 특징만 가지고 이제 포커싱을 해서 진행하는 형태로 저희가 지금 목표를 갖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