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현대화, 1단계 설계 완성…시각차는 여전"

2025-12-11

한미동맹 현대화의 윤곽이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 간의 시각차’와 ‘미국 내부의 의견차’, ‘한국의 레버리지’와 ‘한중관계’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11일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열린 한국국제정치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한미동맹 현대화의 1단계 설계도는 완성됐지만 한미 간 시각차가 여전한 만큼 2, 3단계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관련, 현 시점에서 한미 양국은 지난 2006년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외임무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언급하고, 동맹국들이 자기방어에 그치지 않고 미국을 돕는다면 더 혜택을 줄 의지를 내비치는 등 2단계 설계도가 요구되는 사안들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 교수는 이어 "최근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참모·내각의 전략에 간극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에, 내각은 안보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미국이란 행위자를 하나로 보기보다 나눠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NSS에 대해 "부처별 기존 정책에 '마가(MAGA)'의 개념을 녹여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한 것이고, 결과적으로 과거의 미 정부보다 대중국견제의 강도가 낮아지게 됐고 이 같은 시각차는 앞으로 계속되면서 한미동맹 현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및 핵연료 보유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 등이 앞으로 유의할 요인들로 꼽혔다. 반 교수는 "한국이 이제 선진국이 된 만큼 미국과 대응한 동맹을 지향하는 것이 맞지만, 대칭성만 높아지고 동맹의 결속력이 약화된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1단계 설계도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성공한 비결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이 정권 교체에 영향받지 않는 초당적인 인식 하에 조선, 원자력, 방산 분야 협력을 레버리지로 이용하고 미국과 '윈윈'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유지돼야 2단계 설계도 역시 순조롭게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동맹 현대화 방안 각각의 도전과 기회 요인을 꼽았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키로 한 국방비를 어떻게 잘 쓸지 고민이 필요하고, 주한미군 감축·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어떻게 최소화하고 대북억제력을 높일 반대급부를 확실히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확장억제와 관련해 미국이 비용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 핵협의그룹(NCG)을 존속키로 했지만 표류할 가능성을 도전요인으로 지목하면서 "다만 한국이 재래식 억제력의 발전을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중국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지목됐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맹현대화가 중국을 향한 포위망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논의해야만 북한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신냉전체제'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선임연구위원 역시 "조선 등 산업 협력과 달리 사드 등 무기 배치는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그 차이를 주의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공공외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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