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 군단’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았다.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를 5-2로 꺾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 것은 34번 중 29번이다. 정규시즌 4위로 지난 6~7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치르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삼성은 푹 쉬고 나온 정규시즌 3위 SSG를 첫날 제압해 85.3% 확률을 잡았다.
삼성 젊은 야수진을 대표하는 유격수 이재현(22)과 3루수 김영웅(22)이 적지의 담장을 넘겼다.
1번 타자로 출격한 이재현은 1회초 시작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 152㎞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비거리 105m 타구가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 삼성 불펜으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PS) 사상 최초의 1회초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이다. 1회초 선두타자 홈런만으로도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5번째인 진기록이다. 준PO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은 1997년 조원우, 2014년 정성훈에 이어 이재현이 3번째다.

3회에는 김영웅이 폭발했다. 무사 1루에서 화이트의 2구째를 걷스어 올렸다. 정규시즌 화이트 상대로 7타수 3안타(1홈런)를 때렸던 김영웅은 시속 128㎞ 커브가 복판으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가을 무대에서마저 화이트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에이스 드류 앤더슨 대신 1차전 선발로 나선 화이트는 김영웅의 홈런에 이어 후속 김태훈에게도 안타를 내주고 강판, KBO리그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2이닝 6안타 2홈런 3실점으로 초라하게 마쳤다.
삼성은 4회 르윈 디아즈의 적시 2루타와 김지찬의 적시타까지 엮어 5-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타선이 힘을 내자 삼성 선발 최원태도 위력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앞서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에서 1승도 없이 평균자책 11.16으로 부진했던 최원태는 이날 데뷔후 처음으로 가을 호투를 펼쳤다. 6회까지 단 2안타만 허용하고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SSG는 7회말 고명준의 2점 홈런으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8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고명준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내줬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61개)였던 삼성은 NC와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는 홈런 없이 6안타에 그쳤다. 특히 2차전은 1안타밖에 못 치고 밀어내기 2득점과 희생플라이로 간신히 이겼다. 그러나 이날 준PO 1차전에서 기세를 회복했다. 침묵했던 주포 디아즈는 이날 5타수 3안타로 살아났고, 이재현이 홈런에 볼넷으로 멀티 출루, 김영웅은 홈런 포함 2안타를 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까지 1~3선발을 모두 소모하고도 1차전을 잡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유리한 자리에 섰다.
에이스 앤더슨을 기용하지 못한 SSG는 홈에서 1차전을 내주며 큰 타격을 입었다. 남은 시리즈는 더 불안해졌다. 앤더슨의 컨디션 난조가 계속된다면 준PO 안에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 선발로 가라비토를 예고했다. SSG는 김건우가 2차전 선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