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말고 자연분만해라”… 정부 지침에 튀르키예 여성들 분노

2025-04-22

튀르키예가 의료적 이유 없는 제왕절개 수술을 금지해 의료계를 비롯해 야권, 여성 및 인권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보건부는 지난 19일 관보를 통해 “새로운 보건부 규정에 따라 앞으로 민간 의료기관에서 의료적 이유 없이 선택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없다”고 알렸다.

튀르키예는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제왕절개 분만율이 가장 높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출생아 1000명당 584명이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났다.

이날 조치가 발표된 이후 페네르바체와 시바스스포르의 축구 경기에서는 시바스스포르 선수들이 '자연분만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문구가 적힌 보건부 조치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해 반발을 샀다.

야당인 공화인민당의 고케 고켄 부의장은 “남성 축구 선수들이 여성에게 어떻게 아이를 낳을지 가르친다”며 “무지한 상태로 여성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여성의 몸에서 손을 떼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현수막에는 누구에 대한 모욕도, 비판도, 존중 부족도 없었다. 여성들을 모욕할 만한 것도 없었다”며 “여성을 괴롭히거나 불쾌하게 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구 감소는 전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런 어리석은 일에 시간을 쓸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간 자연 분만을 권고해왔다. 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2025년을 '가족의 해'로 선포하기도 했다.

한편, 튀르키예 출산율은 2023년 역사상 최저치인 1.51을 기록한 바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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