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일본 국회의원들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한 것을 두고 전쟁에 대한 반성을 보이지 않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식 80주년인 올해 아주 끔찍해 보이는 이 관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일본의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72명이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제사)에 맞춰 참배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러한 행동은 일본 당국이 재무장화를 가속하는 과정의 본질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이 과정의 핵심에는 침략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의지와 진정한 반성의 부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들이 숭배되고 있다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끔찍한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20세기 전반에 제국주의적인 팽창주의와 침략적인 정책으로 고통받은 주변국 국민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이 비인도적인 역사의 페이지를 눈가림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를 완전히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18일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4719억 엔(약 4조7000억원)을 빌려주고 유럽연합(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상환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절도 공모로 간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조치를 극도로 적대적이고 배신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며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