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오는 11월 16일(토) 오전 10시, 명동성당 대성당에서 서강대학교 영문과 故 장영희 교수의 기림미사를 봉헌한다. 이번 기림미사는 장영희 교수의 신앙과 학문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그의 삶과 업적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이날 미사를 직접 집전한다.
장영희 교수는 수필가이자 번역가, 영문학자로서 신앙과 이성을 아우르는 깊은 통찰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베스트셀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비롯하여 영시 해설집 「생일」, 「축복」, 「다시 봄」 등 문학 에세이를 통해 세상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부친인 고(故) 장왕록 박사를 위한 추모집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을 펴냈고, 번역서로는 「슬픈 카페의 노래」, 「이름 없는 너에게」 등 다수가 있다. 장영희 교수는 영문학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도록 이끌었으며, 폭넓고 섬세한 영문학 해설과 다양한 칼럼 및 에세이를 통해 따뜻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올 연말에는 장영희 교수의 단문을 모은 「삶은 작은 것들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장영희 교수는 1952년 9월생으로 1975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서강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85년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모교인 서강대학교로 돌아와서 후학들을 양성하였다. “나는 그냥 서강대 교수가 아니라 뼛속까지 서강인이다.”라고 말할 만큼 서강대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장교수가 대학입시를 치를 무렵에는 소아마비로 인해 생긴 두 다리의 장애를 가진 그를 받아주겠다는 대학은 서강대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장영희 교수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는 그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난 2009년 유족들이 장교수의 인세와 퇴직금을 모은 5억원을 서강대와 예수회 센터에 기부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늘 걱정했던 고인의 뜻을 기려 서강대는 장영희 장학금을 만들었다. 2010년부터 매 학기 선발하여 올해로 29회째 장학생을 선발하였다.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3층에는 장영희 강의실이 마련되어 매 학기 학생들을 돕고 있는 장영희 교수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리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그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모범적인 삶과 신앙을 보여준 이들을 기억하고 본받고자 2022년 안중근(토마스) 의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봉헌하고 있는데 올해는 서강대학교 故 장영희 교수를 봉헌한다. 이번 기림미사는 장영희 교수의 신앙적 삶과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교회와 사회의 평화를 위한 기도도 함께 드려질 예정이다. 또한, 서강대학교 장영희 장학생들도 참석하여 장영희 교수의 유산을 기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