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툴에 사회생활도 ‘만렙’··· 두산 케이브, 벌써부터 복덩이 기운

2025-02-06

난생처음 떡국을 먹고는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니 뱉을 뻔했다’고 농담하고, ‘최애곡‘으로 BTS 제이홉의 ‘온 더 스트리트’를 말하며 눈을 반짝인다. 벌써 분위기 메이커의 기운이 감지된다. 메이저리그(MLB) 현역 좌타 외야수로 화제가 됐던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호주 시드니에서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브는 지난해 11월 두산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교체 선수로 맹활약한 제러드 영과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보이다 끝내 결렬됐지만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경력이나 기량이나 한 수 위라는 케이브를 품에 안은 덕분이다.

케이브는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떡뱉남’으로 화제가 됐다. 설날 특식으로 나온 떡국을 먹고 나서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니, 뱉을 뻔했다. 그래도 맛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에도 떡국이 화제가 됐다. 시즌 마치고 두산과 재계약하면 내년에도 떡국을 먹어야 할 텐데 괜찮겠냐는 말에 “좋은 성적으로 다시 사인할 수 있다면 뭐든 먹겠다”고 껄껄 웃었다.

KBO리그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응원 문화에도 기대가 크다. 등장곡을 뭐로 할지도 고민이다. 미국에서 원래 쓰던 노래가 있지만 최근 2년간 꽂힌 노래가 있다. BTS 제이홉이 미국 래퍼 제이 콜과 함께 한 ‘온 더 스트리트’다. 케이브는 “공격적인 곡이 아니라서 팬들이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생각 중”이라고 했다. ‘온 더 스트리트’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웃음소리가 컸다.

케이브는 흔치 않은 ‘5툴 플레이어’다. 타격뿐 아니라 주루와 수비 능력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광활한 잠실 외야를 지켜야 할 텐데 자신 있느냐고 했더니 “미국에 있을 때도 가장 잘했던 게 대수비로 나와서 팀의 리드를 지키는 것이었다. 작년에 뛰었던 콜로라도 구장도 수비하기 상당히 어려운 구장인데 대수비 요원으로 중용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콜로라도 홈 쿠어스필드는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26m에 달하는 초대형 구장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잠실보다 사이즈가 더 큰 몇 안 되는 구장이다. 타구 비거리가 워낙 초월적인 탓에 펜스라도 최대한 뒤로 밀었다.

수비 자신감을 보이면서, 동시에 팀 동료에 대한 ‘리스펙트’ 또한 빼놓지 않았다. 케이브는 “우리 팀에는 정수빈 선수가 있다. 정수빈 선수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까, 나는 그냥 코너 하나를 맡아 열심히 돕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수빈뿐 아니다. 케이브는 “정수빈, 김재환, 양석환 선수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MLB에서 거의 매년 팀이 바뀌었는데, 그런 경험으로 느낀 게 베테랑들을 따라다니면 얻는 것도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력 화려한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를 가볍게 여기는 사례가 없지 않다. 대부분 경우 그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케이브는 다르다. “리그에서 높은 수준으로 오랫동안 활약한 선수들이 베테랑 아니냐. 그러니 더 열심히 리드를 따라가려고 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인성적인 부분은 충분히 합격점이다. 정규시즌 들어가서 명성만큼 실력을 보일지는 일단 두고 볼 일이다. 케이브는 자신만만했다. 한국 팬들 앞에서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는 의욕도 가득하다.

“미국은 플래툰이 요즘 워낙 많아져서 어려움도 있었다. 매일 경기에 나가서 마음껏 실력을 뽐내고 싶다. 나로 인해 팬들이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 이 리그에서 최고의 타자가 되고 싶다.”

낯선 땅 한국에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는 새 외인 타자의 다부진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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