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니콘 229개 늘어날 때, 韓 '2개' 찔끔…AI보다 소비재 편중

2025-12-03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229개 늘어나는 동안, 한국에선 겨우 2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분야 보다 소비재 기업 비중이 높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올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1276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가장 많은 717개로, 전체의 56.2%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151개), 인도(64개), 영국(56개), 독일(32개), 프랑스(29개), 이스라엘(23개) 순이었다. 한국은 총 13개로 세계 11위에 머물렀다.

특히 미국 유니콘 기업은 코로나 당시인 2021년 이후 4년간 229개 늘어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2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중 갈등과 경기 위축을 겪으며 19개 감소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포지티브 규제와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제한된 내수 시장 속에서 해외 진출과 글로벌 자본 유치가 부족한 점도 유니콘 배출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업종별 분포를 살펴보면 상위 10개국은 유니콘 기업이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솔루션(36.3%)에 집중된 반면, 한국은 소비자·유통(46.1%)이 가장 많았다. 한국의 AI·솔루션 비중은 15.4%에 불과했다. 첨단전략산어 분야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성장 속도도 느렸다. 한국에선 회사 설립부터 유니콘이 되기까지 평균 8.99년이 소요됐다. 이는 유니콘 보유 상위 10개국 평균치(6.97년)와 2년 이상 차이다.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기업인 오픈AI(3.62년), 앤트로픽(2.02년), 퍼플렉시티(1.72년), xAI(1.22년) 등이 대규모 벤처 투자에 힘입어 특히 단기간에 유니콘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상의는 혁신거점 도시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마중물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의 경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 실리콘밸리 등 ‘베이 에이리어(Bay Area)’ 지역에 자국 유니콘 기업의 45.3%(325개)가 소재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정부가 앵커 투자자로 들어가 민간과 해외 벤처투자 자본을 끌어온 뒤, 일정 시점이 되면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는 성장 지원 모델이 정착돼 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기업 성장의 상징적 지표인 유니콘 기업 배출이 둔화하는 것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제도 혁신과 풍부한 자본 유입이라는 양 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유니콘 육성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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