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PICK!] 전통주가 ‘차 한대’ 가격?…5000만원대 술 기자가 직접 마셔보니

2025-01-25

5000만원대 초고가 전통주 세트가 나왔다. 전남 해남 해창주조장은 신세계백화점과 맞손을 잡고 ‘해창대장경’ 세트를 5050만원에 출시했다. 시중에 나온 전통주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이다.

해창주조장은 ‘해창막걸리’를 빚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로도 알려져 있다. 해창주조장은 3년 전엔 출고가가 110만원인 ‘해창아폴로(18도)’ 막걸리를 내놓을 정도로 ‘프리미엄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해창아폴로’는 백화점에서 100만원대 후반 가격에 매주 1병씩 판매됐다.

이번에 출시한 ‘해창대장경’ 세트는 2050만원 상당 ‘해창대장경’ 750㎖ 1병과 3000만원에 달하는 24k 금 50돈 잔으로 구성돼 있다. 50㎖ 잔으로 술을 마신다면 한 잔에 137만원 상당이다. ‘해창대장경’은 82도 쌀소주다. 금잔에는 ‘해창주조장’ 로고가 그려져 있다. 현재 금값이 50돈 기준 2500만원 정도 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해창 프리미엄’이 입혀진 가격으로 보인다. 해창주조장은 ‘해창대장경’과 함께 25도 증류주(375㎖ 기준 5만5000원)와 45도 증류주(370㎖ 기준 10만5000원) 제품도 선보인다.

‘해창대장경’은 2023년도 3000만원대 출시를 예상했으나 출시가 늦어지고 금값이 인상하면서 가격이 높아졌다. 당시 기자가 출시 전 시음한 ‘해창대장경’은 묵직한 느낌의 쌀 소주다. 해창주조장은 술을 빚을 때 쌀 함량을 높게 해서 술에서 묵직하고 단맛을 나는 게 특징이다. ‘해창대장경’ 역시 그동안 해창주조장 술처럼 무겁고 쌀향이 강한 느낌으로 끝에선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 도수가 높은 이유는 증류주 원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류주는 물을 더해 도수를 맞추는데 물을 추가로 더하지 않는 형태다. 숙성 기한은 길지 않지만 목 넘김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실 맛을 생각하면 ‘해창대장경’보다 가성비 있고 맛있는 쌀 소주는 많다. ‘해창대장경’은 가격 대비 맛으로 평가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나 상류층에게 소장 가치가 있는 전통 소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 저렴해야 한다는 전통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가 전략을 선택한 점도 인상적이다.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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