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행동과 말을 보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걱정이 태산이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결핍을 느끼지 못하고, 배움에 대한 간절함도 부족한 듯하다. 눈과 귀로만 접하는 영상과 소리에 익숙해져서,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부모와의 대화에서도 아이들의 이해력과 집중력이 부족해 자주 잔소리와 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학교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날 때 아이의 잘못보다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학교폭력으로 문제를 확산시키곤 한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학교에서도 친구들 간 배려심과 협동심, 그리고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치려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우리’나 ‘함께’라는 말을 실천하며 관계를 맺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친구의 물건임을 알면서도 찾아주지 않고 자기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이제 고학년이 되었고, 중·고등학생이 되었다. 이들은 온라인 세계에 깊이 연관돼 또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굳어진 이 아이들은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TV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누구의 잘못인지 알기 어렵다. 아이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학교의 잘못도 아닌 듯하다. 그저 당혹스럽고 화가 나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반복될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실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보호가 문제라고 생각된다.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권장하는 법이 바뀌면서 아이들의 손에서 스마트폰은 떨어지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온라인 세계에 빠져들어 불안한 일상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가 먼저 변하고 학교와 정부,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뛰어놀고 웃어야 하는데 현실은 다르다. 아이들은 학원 숙제에 몰두하고 수학 문제집이나 영어 문제집을 푸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에서는 독서를 장려하며 협동력이 필요한 수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교권 문제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교사를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정에서부터 훈육이 단호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들의 감정을 제대로 다스려야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친구들과 더불어 잘 어울릴 수 있다.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저녁이 되면 집에 들어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지금 아이들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학부모로서, 교사로서 때로는 화가 나고 속상하다. 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이들이 이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루하루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물론, 이 속에서도 밝고 맑게 자라며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다. 우리는 모든 아이가 자유롭게 꿈을 펼치며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부모님들께 부탁하고 싶다. 내 자식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위해, 공감해주고, 함께해주고, 믿어주시길 바란다.
손은욱 청소년기자단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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