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이라니…. 게다가 그 위의 옥탑방이었다.
고독사 현장은 대체로 열악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무릎이 하루가 다르게 고장나고 있다.
종일 무릎 꿇고 작업하고 여러 층계를 걸어서 짐을 옮긴다.
빠르게 정리해 달라는 건물주의 요청에 다음 날 바로 일정을 잡았다.
고시원 건물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건물주도, 나도 마음이 급했다.
“짐이 많지는 않네요. 가족 분들은 다녀가셨어요?”
“네, 몇 가지 물건만 챙겨가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이 건물을 산 지가 5년 됐는데 그 전부터 오래 살았더라고요. 그래서 거진 10년을 그 방에서 산 모양이네요. 건물을 매입할 때 다른 방은 전부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했는데, 그 옥탑방 청년은 한사코 거절해서 그 방만 그대로예요.”
소리소문 없이 들고나는 고시원 건물에서 그 ‘청년’은 최장수 입주자였다.
“취준생이라고 하던데…. 서른이 넘었어요. 임대업을 하면 이런 일을 겪을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 그럴 줄은 몰랐어요.”
그 청년은 10년을 그 방에서 살았다. 아마 대학 때부터 주욱 살았던 모양이다.
젊은 날의 전부를 옥탑방에서 보냈고, 더 올라갈 곳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 죽었다.
요샌 서른이 넘은 ‘취준생’들도 흔하지만, 이 청년이 미완으로 끝낸 옥탑방의 10년은 더 답답했다.
어쩌랴….
그런 삶도 있는 걸. 점점 그런 이가 많아지는걸.
“마무리되기 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청소 장비들을 챙겨들고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짐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지, 사다리차도 설치가 안 되는데 큰일날 뻔했다.”
한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무릎에서 흡사 장작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좁은 방 안에 가구라곤 키가 높은 책장과 미니 냉장고, 장농 한 칸이 전부였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몇 권뿐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책이 열댓 권씩 묶여 방 바닥에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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