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확보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모조품으로 확인되면서 특검팀 수사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진품 찾기는 물론 모조품 구매 이력 확인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반 클리프 앤 아펠 스노우플레이크 펜던트 목걸이 진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5일 김 여사 오빠 김진우(55)씨 장모 한모씨 자택에서 압수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최근 모조품으로 판정되면서다.

하지만 특검팀은 김씨가 진품과 모조품을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이후 김씨가 모조품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 등 다른 귀금속, 20억원 넘는 가치로 평가받는 이우환 화백 그림 1점, 1억원 상당 현금다발 등도 장모 한씨 집으로 옮기면서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된 김씨 인척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김씨에게 증거인멸 및 범죄수익은닉죄 등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 전수조사 등을 통해 김 여사나 김 여사 관련 인물이 실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모조품 주문, 순방·계엄 이후라면 진품 숨겼을 수도
김 여사의 모조품 구매 이력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조품도 200만원대의 고가로, 일종의 주문 제작 방식으로 구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모조품을 주문한 시기가 착용했던 2022년 6월 스페인 순방 이후 혹은, 계엄 이후라면 '진품 바꿔치기'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증거인멸이나 수사 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했던 것이다. 이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불거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특검법 수사 대상에 윤 전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이 포함되지만, 특검팀이 반 클리프 앤 아펠에 주목하는 이유에는 ‘뇌물 혐의’도 있다. 한씨의 경기도 남양주 자택 압수수색영장에는 뇌물 혐의와 함께 “성명 불상자가 불상 일지에 불상의 청탁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건넸다”고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빌렸다"에서 "모조품"…해명 바뀌어
달라지는 김 여사 측 해명도 의혹이 확산하는 이유다. 2022년 재산신고 누락 논란 당시 “현지에서 빌리고 한 거라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것은 아니다”(대통령실)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장신구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매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한 서면 진술서에선 “모조품이어서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다시 말을 바꾸었다. 최근 김 여사 측은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에 대해 “김 여사가 모조품을 직접 구매했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가 오빠 김씨에게 모조품을 사줬다는 보도에 대해선 “오보다.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밝힐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