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논쟁적 인물 행크 애셔의 삶을 기록한다. 디지털 시대의 최초이자 최고의 데이터 마이너였던 행크 애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지형을 바꾼 그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그 데이터에 지배당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마약 밀수업자에서 억만장자 사업가가 되기까지
행크 애셔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학대를 당했고, 평생 조증과 별난 행동을 하며 주변인을 놀라게 했다. 학교를 중퇴했고 도장공 관련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뒤로는 마약 밀수에 손을 댔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마약단속국의 민간인 비밀 요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다가 프로그래밍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정부의 차량 등록 데이터에서 금맥을 발견했다. 정부의 데이터를 사들인 그는 개인의 과거 기록을 분석해서 ‘위험성’ 즉 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법 집행기관에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방대한 개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 용의자를 색출하고 실종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었고, 그는 억만장자가 됐다. 애셔는 9·11 테러 당시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테러리스트를 특정했는데, 이 일로 FBI의 주목을 받아 정부 기관과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데이터 왕국을 건설해 가는 과정에서 애셔는 늘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 마약 밀수업자라는 꼬리표도 끝내 떼어내지 못했다. 그 때문에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재기했지만 다시 쫓겨났다. 61세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삶은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가 죽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가 만든 프로그램은 FBI, CIA, <포천> 500대 기업 중 80%, 세계 10대 은행 중 7개 은행, 미국의 대략 1만 8,000여 개 법 집행기관의 시스템 속에 남아 있다.
또한, 그가 데이터를 사고팔고 활용한 방식은 전 세계 모든 데이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주었다. 개인의 삶이 어떠했든 그 개인의 발명품은 세상을 바꾸었고, 계속해서 바꾸어가고 있다.
데이터 산업의 역사 그리고 명과 암
이 책은 단순히 행크 애셔라는 인물의 삶을 조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이가 경험하고 경계하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 위협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의 프로그램은 범죄 해결에 도움을 주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이의 사생활을 감시했다. 프로그램은 개인의 은행 기록, 운전면허증, 디지털 사진을 보유했고 신용 기록, 이웃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보험금을 지급받으려고 할 때, 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마다 기관들에 ‘조언’을 해주었다.
개인, 특히 흑인들의 과거 범죄 기록을 갑자기 끌어내 그 이후에 부여받은 선거권을 박탈시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무고한 사람을 흑인이라는 이유로 위험도를 높게 평가해 범죄자로 낙인 찍는 일도 일어났다.
미국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SNS에 올린 게시글 하나로 범죄자가 되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이버 스토킹 사건이 일어난다. 보이스 피싱이나 스팸 전화는 이제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고 그 데이터가 수없이 팔리고 재생산되는 세상,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데이터 산업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었으며 현재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데이터가 바꾼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데이터가 야기한 윤리적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이 책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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