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캐피탈 '장종환號' 비전 선포'에도…금융지주 캐피탈 꼴찌 탈출은 '글쎄'

2025-01-16

- "KB '인수금융' JB우리 '중고차'로 승부수…NH는 '비전 선언만'

- 순익·자산건전성 지표 악화 지속…5대 금융지주 계열사 중 실적 '최하위'농협금융

- 800조 '농협금융' 네트워크 두고도 '실행력 실종'…장종환號 생존 갈림길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NH농협캐피탈이 실적과 자산건전성이 동반 추락하는 가운데 올해 1월 부임한 장종환 대표가 새 비전을 선포했다. 하지만 업계 지형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근본적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전략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차별화된 성장 전략으로 약진하는 상황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NH농협캐피탈이 15일 새로운 비전으로 "고객과 함께 비상하는 미래금융 파트너"를 발표했다. 장 대표는 "모두 함께 극복비상(克服飛翔)"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NH농협캐피탈의 경영 실적은 새 비전 발표와 달리 어두운 모습이다. NH농협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09억원으로 전년 동기(782억원) 대비 9.33% 감소했다. 이자마진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 감소세를 막지 못했다.

자산건전성도 우려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94%로 전년 동기(1.57%) 대비 0.37%p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8.9%로 전년 말(3.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내놓은 '고객과 함께 비상하는 미래금융 파트너'라는 새 비전은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B캐피탈이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1위에 올랐고, JB우리캐피탈이 중고차금융으로 2위로 급부상하는 등 업계 지형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경쟁사들의 차별화 전략이다. KB캐피탈은 부동산PF와 인수 금융 등 비부동산 여신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JB우리캐피탈은 '딜러 다이렉트 영업' 전략을 통해 중고차 금융 시장을 확대했다. 반면 NH농협캐피탈은 농협금융그룹이 보유한 800조원 규모의 여·수신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활용한 구체적인 시너지 창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NH농협캐피탈은 올해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고 대출 자산 확대보다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이를 위해 '고객중심'과 '미래지향' 등 4대 핵심 가치를 제시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 제공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금융 선도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NH농협캐피탈이 보유한 최대 강점인 800조원 규모의 여·수신 네트워크가 오히려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KB캐피탈이 비부동산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JB우리캐피탈이 중고차 금융 시장을 선점하는 등 경쟁사들의 성공 사례와 비교하면 네트워크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여신 금융 전문가는 "농협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모두에서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며 "농협은행 거래 기업에 대한 운영자금 지원이나, 농협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지만, 실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성공적 변화를 이끌려면 구체적 실행 전략과 빠른 변화 대응력이 필수"라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나 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별화된 금융상품 개발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 방안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나아영 기자 f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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