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선고 직후 지지자들 해산
한남동도 시위대 없이 한적해져
“예전에 봐왔던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은 것 같네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일대는 모처럼 평화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연일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려 고성이 오갔던 이곳은 시위대 없이 한산했다. 헌재 정문 앞에 빼곡히 놓였던 수백개의 화환도 사라졌다. 이날도 헌재로 향하는 길목마다 경찰 기동대원들과 바리케이드가 배치돼 있었으나, 시민과 관광객들은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따스한 봄 날씨를 즐겼다.

윤 전 대통령 파면 3일째인 이날 헌재 인근은 조용한 분위기였다. 당초 이 일대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탄핵 반대 측 보수 단체를 비롯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정국 내내 시위를 벌여 혼란스러웠던 곳이었다. 탄핵 찬성 측 집회도 동시에 열려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헌재 정문 앞에 줄지어 놓여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도 전부 수거됐다. 종로구청 측은 전날 오전 5시부터 화환에 대한 수거 작업을 벌였다. 돗자리를 깔고 1인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도 자취를 감췄고, 과격 시위를 부추겼던 유튜버들도 찾기 어려웠다. “탄핵 기각” 등 집회 구호 대신 한복을 입은 관광객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웃음 소리가 이어졌다.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김진(20)씨는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도 않고, 이전처럼 평화로운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헌재로 향하는 길목은 경찰이 여전히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었다. 헌재 담장을 따라 경찰버스가 줄지어 늘어섰고, 헌재 인도 진입로에도 기동대원 3∼4명이 자리를 지키며 시민 통행을 막았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한남동 관저 앞도 적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부터 관저 인근 일신빌딩까지 늘어섰던 화환은 이날 전혀 찾아보기 어려웠다. 철야 집회까지 벌였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4일 파면 소식이 전해지자 자리를 떠났다.
집회 관리를 위해 경찰이 설치했던 이동식 바리케이드도 도로 한쪽에 치워져 있었다. 기동대 버스도 일부만 남았고, 경비 인력도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일부 인력만 남은 상태”라며 “일부 시민만 오갈 뿐 집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장한서·변세현·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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