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통신사 독박 구조로는 한계”...KISDI, 중립 호스트 모델 제시

2025-10-09

인공지능(AI) 시대 통신 인프라 고도화가 통신 3사의 경쟁 기반 투자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립 호스트 모델이 제시됐다. 중립 호스트를 통해 다수 사업자가 동일한 인프라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구축·유지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발간한 'AI 시대 이동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중립 호스트 모델 검토' 보고서에서 AI 시대 다양한 인프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 활용 확산으로 연결 수요가 급증하고 양방향 트래픽 폭증이 예상되지만 통신사들이 플랫폼·AI 등 테크코(Techco)로의 전환에 집중하면서 망 투자 유인은 점차 줄고 있다. 5G 경우 B2B·버티컬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자발적 투자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통신 3사의 설비투자(CAPEX)는 매년 줄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2021년 3조원 수준이었던 CAPEX는 지난해 2조3940억원까지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7410억원에 그쳤다. KT 역시 2021년 2조8551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 LG유플러스는 2조3455억원에서 1조9208억원으로 감소했다.

KISDI는 통신사간 경쟁을 통한 망 투자에 의존하는 현 구조로는 저밀도 지역이나 비수익 구간의 커버리지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중립 호스트 모델은 제3자가 무선접속망(RAN)·코어·유선망 등 인프라를 보유·운영해 이통사(MNO)·알뜰폰(MVNO) 등에 중립적으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기지국 사이트, 백홀 등 물리적 자산을 공유하는 수동적 공유와 무선접속망과 코어망을 포함한 전자적 인프라까지 공유하는 능동적 공유로 나뉜다. 통신사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필요에 따라 공유 인프라에 접속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수익을 배분한다.

미국의 SBA나 아메리칸타워, 크라운캐슬 등 통신타워 기업이 중립 호스트의 대표적 사례다. 이들 기업은 타워, 안테나 설치 구조물, 소형셀 등을 통신사에게 임대하거나 개방한다. 통신사는 인빌딩이나 외곽지역 등 비수익 구역에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망과 장비를 빌려 서비스할 수 있다.

KISDI는 “중립 호스트를 통해 다수의 사업자가 동일한 인프라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인프라 구축과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중복 투자를 줄여 망 구축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이고 저밀도 지역이나 망 구축이 복잡한 특수 환경에서 효율적인 커버리지 확보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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