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해본 적 있는 압화. 책 속에 단풍잎 끼워두던 어린 시절처럼 해도 좋지만, 식물의 두께와 상태를 조금만 고려하면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문예진 ‘오티에이치콤마’ 대표와 함께 압화 방법을 세단계로 나눠 알아본다.

1. 줍다
준비물은 많지 않다. 손과 다리, 식물을 아끼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그래도 갖추면 좋은 것들이 있다. 채집봉투·종이·펜 등을 챙겨 나서면 식물을 모으고 기록하기에 유용하다. 꽃·잎 등은 사유지가 아닌 탐방로나 산책로에서 줍는다. 이때 한송이만 핀 꽃을 꺾거나 식물을 뿌리째 뽑는 행위는 삼간다. 문 대표는 책 한권이나 휴대용 아크릴 누름틀도 추천한다. 휴대용 누름틀은 아크릴판 두장이 자석으로 붙는 구조로, 주운 식물이 시들기 전에 바로 끼워 누를 수 있어 편리하다. 틀이 없다면 책 속에 꽃·잎을 끼워두거나, 수분이 있는 경우엔 휴지를 앞뒤로 덧대고 넣는다.

표본지·화지·골판지를 각각 1장씩 준비한다. 목재 압화 누름틀이 있다면 바닥판을 먼저 깔고, 없다면 표본지만 놓고 시작한다. 표본지 위에 꽃이나 잎 등을 가지런히 놓는다. 이때 핀셋을 이용하면 식물의 모양을 원하는 대로 잡기 편하다. 꽃은 꽃얼굴이 아래로 향해야 모양을 잘 살릴 수 있다. 그다음 수분을 흡수하는 화지를 덮는다. 마지막으로 골판지를 올려 한세트를 완성한다. 골판지 대신 펠트지를 써도 괜찮다.
이 세트를 반복해 쌓으면 된다. 이때 두껍고 수분이 많은 식물은 아래에, 얇고 수분이 적은 식물은 위에 배치하면 건조 속도를 조절하기 좋다.

말릴 식물을 다 쌓았다면 그 위에 두꺼운 책을 여러 권 올려 눌러주면 된다. 표본이 많거나 촉촉한 식물로 구성된 경우엔 많게는 20∼30권이 필요할 수 있다. 볼트·너트나 고무밴드 등으로 조이는 누름틀을 사용하면 좀더 간편하다. 표본 위에 위판을 올리고 볼트를 조이거나 밴드로 단단히 고정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옆에서 봤을 때 빠져나온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 최소 3일 정도 눌러두고, 건조되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중간에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조은별 기자 goodstar@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