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일부터 11일 오전 7시 50분 KBS1 ‘인간극장’은 ‘치매 10년 차’ 엄마를 돌보는 딸의 사연이 안방극장에 소개된다.
#아기가 된 ‘순희 애기 씨’
충청남도 예산의 한적한 시골 마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마을을 누비는 누군가. 알츠하이머 3급, 올해로 치매 10년 차인 엄마 현순희 씨다.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나며 ‘엄마를 부탁한다’던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갑작스럽게 시골살이를 결심한 딸, 황은옥씨. 오늘도 집 나간 엄마 찾으랴, 운동시키랴 바쁜 하루를 보낸다.
#고맙고 미안한 이름, ‘가족’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한정식집에서 일했던 은옥 씨. 직원으로 온 윤호씨에게 호감이 생겼지만, 엄마는 11살이나 어린 남자를 어떻게 사귀냐고 반대했었다. 하지만 결국 가족이 될 인연이었을까? 노윤호씨는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됐고 돌아가신 장인어른을 대신해, 장모님까지 모시게 됐다.
낯선 시골에서 일식 요리사였던 직업 대신 택배 일을 하게 된 남편이 늘 미안하고 고마운 은옥 씨. 남편이 없었으면 엄마를 보살피지도, 시골살이할 수도 없었을 터. “두 할머니를 모신다”고 말은 하지만 장모님 간식을 떨어트리는 법이 없는 남편의 ‘츤데레’ 사랑을 잘 알고 있다.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엄마를 모시려면 ‘부처’가 돼야 한다던 아버지. 사고 친 고양이를 한참 쫓다가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젊은 시절의 습관대로 도둑이 들어올까 봐 집안의 모든 문을 닫아버린다.

처음엔 엄마의 고집이 세질수록 답답함에 화를 내는 날이 훨씬 많았다. 밥만 잘 드셔도 “잘했군, 잘했어”. 옷만 입으셔도 “잘했군, 잘했어”. 칭찬을 달고 살았더니 흥이 나서 잘 따라주시는 어머니. 이제야 아버지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아기가 된 엄마를 보살피며 인생에 감사하게 된 은옥 씨. 오늘도 귀여운 엄마, 순희 씨와 함께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