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마운드에 생긴 급경사?···선발은 높고, 불펜은 낮다

2025-03-30

지난 29일 잠실 삼성-두산전은 7회 흐름이 급변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7회 무려 8실점하며 2-8로 리드를 내줬다. 6회까지 압도적인 피칭을 하던 두산 잭 로그가 이닝을 마무리할 듯 매듭짓지 못한 가운데 불펜투수 3명이 더 나왔다. 좌익수 포구 실책 등이 겹쳐 7회 투수 자책은 5점이었지만 고품격 초반 투수전을 감안하면 일순간에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됐다.

그런데 올시즌 초반은 지난 29일의 잠실 경기처럼 중후반 이닝에 점수가 쏟아지는 경우 흔해졌다. 같은 날 창원 LG-NC전에서도 NC 투수가 선발 라일리 톰슨에서 불펜 최우석으로 바뀐 6회를 시작으로 2이닝 동안 LG 타선은 8점을 쏟아냈다. 지난 28일 대전 KIA-한화전에서도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 불펜진에 바통을 넘긴 7회 한화가 5점을 바로 내며 전세를 뒤엎었다.

올시즌은 개막에 앞서 대부분 팀이 투수력을 보완한 것이 리그의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편적 시각대로 리그의 선발진은 견고해진 모습이지만 불펜은 그렇지 못하다.

29일 현재 개막 이후 35경기에서 KBO리그 선발 마운드와 불펜 마운드의 기울기가 두드러져 있다. 선발 평균 자책은 3.98로 지난해 리그 선발 평균 자책 4.77보다 확연히 좋아졌다. 그러나 올해 불펜 평균자책 5.38로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 5.16보다 나쁘다. 리그 전체 흐름이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에 가까워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불펜진의 행보는 전망과는 일단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불펜 핵심요원이 부상으로 여럿 빠져 있는 두산 같은 경우도 있지만, 한두 구단의 ‘특수 상황’으로 초반 마운드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대부분 구단이 새 외국인투수를 중심으로 선발진 보강에는 성공 신호를 확인하고 있지만 불펜진에서는 전보다 나은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 외국인 선발은 대체로 기대만큼 던지고 있다. 두산 외인투수 듀오인 콜 어빈과 잭 로그, 한화 코디 폰세, 롯데 데이비슨, LG 치리노스, NC 로건 등 대부분 새 외인자원들이 무난한 출발을 했다. 여기에 LG 손주영과한화 문동주 같은 이미 리그 중심으로 향하고 있는 젊은 자원과 LG 송승기 같은 새 얼굴도 선발 마운드로 올라오고 있다.

그에 반해 불펜진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는 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 극초반이지만 ‘디펜딩 챔피언’ KIA는 개막 이후 불펜 자책 9.00으로 지난해와는 달리 경기 후반 주도권을 빼앗기는 장면을 몇 차례 보였다.

돌려 보면 올시즌 승부처는 바로 불펜에 있다. 중위권 이상 팀들의 선발 마운드 높이가 대동소이해진다면 결국 불펜 높이가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팀이 불펜을 먼저 세울 것인가. 시즌 초반 각 팀이 받은 ‘공통 과제’의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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