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몰래 숨겨놓은 통장 들킬라”…시행 3년에도 우울한 마이데이터

2025-01-29

마이데이터 시행 3년차에도

괄목할만한 성과 나오지 않아

올해부터 전분야 적용하면 달라질까

모든 금융기관의 자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마이데이터 제도가 도입된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특화 서비스가 아직 나오지 않으면서 이용 역시 뜸한 것이 현실이다.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업권을 가진 곳은 늘어나고 있지만, 단순 신용 정보 취합 외에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직 나오진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모든 자산 정보가 한곳에 모이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받은 곳은 은행이 10곳, 여신전문회사가 10곳, 보험사가 3곳이었다. 마이데이터 제도는 은행 계좌,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 곳곳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정보주체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켜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에 활용되도록 하는 제도로다. 데이터 3법 개정 당시 도입된 금융 분야의 정책으로 2022년 1월부터 시행됐다.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행된지 3년이 다 됐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주목할 만한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가 단순히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서비스를 넘어서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사들은 방대한 금융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해 판매하고는 있지만, 수익은 크게 나지 않고 있다.

우선 은행의 경우 자사 모바일 앱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맞춤 혜택 제공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한 고객이 지주 계열사의 회원이어도 계열사 간 정보 교환이 되지 않고 영업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이 불가하다. 그래서 고객의 흩어진 계좌 및 카드 이용내역 등을 자사 앱에서 보여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데 이용되고 있다.

카드사들도 데이터 활용에 나서며 타사 카드 비교 추천 서비스 등을 지난해 선보였지만 실제 이용자 수 증가 등의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방대한 소비 데이터 분석을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판매하는 등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수요층이 많지 않고 경쟁사가 많아 수익이 크게 나지 않고 있다. 2014년부터 데이터 판매를 시작한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데이터 사업에서 1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보험사의 경우 아직 데이터 활용 사업에 있어 타 금융업권에 비해 참여가 더 더딘 수준이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받은 곳은 3곳에 불과하다. 보험사들은 지금까지는 단순 보험상품 추천, 비교, 오픈뱅킹, 보험금 통합청구 정도의 서비스만 선보이고 있다. 이에 혁신금융서비스에서도 뒤떨어져 현재 49건이 지정돼 있는데 대부분 보험 비교 및 가입 서비스 간소화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2025년부터 전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적용을 할 수 있게끔 법을 개정했다. 신규로 마이데이터 적용이 가능한 분야가 생기는데, 금융·공공 등 마이데이터가 이미 도입된 부문에서는 신규분야 데이터를 융합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기업·기관별 칸막이에 가로막힌 데이터가 융합되면 디지털 대전환 가속화를 통해 데이터 경제체질을 한 단계 올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단순 조회 기능 이상의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지 못해 소비자 체감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마이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사 정보뿐 아니라 타 기관의 정보도 같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올해부터 융합이 가능해지면 더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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