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영역 넓히는 생보사···잠재력 투자 '결실'

2025-09-12

현재 해외에 현지법인 또는 지점을 둔 국내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4개다. 교보생명을 제외한 3곳이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속된 영업력 확대와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꾸준한 수익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신한라이프도 적자폭이 점점 줄며 안정화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선발 생보사 실적 호조···후발주자도 긍정 조짐

삼성생명은 국내 생보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1997년 태국 10대 금융그룹인 사하(Saha)그룹, 시암시티은행(SCB), 태국 군인은행(TMB)과 시암(Siam)삼성을 설립해 태국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한 뒤 올해로 29년차를 맞았다. 현재 태국 주요 지역에 6개 지점과 128개 영업소를 두고 있다.

삼성생명은 영업 조직 규모 확대와 보유계약 성장을 목표로 두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 전역에 5개의 육성센터를 두고 신인 설계사의 도입 및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설계사 수가 꾸준히 증가해 상반기 말 기준 태국법인 소속 설계사 수 1만명을 돌파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해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지속해서 갱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당기순이익은 278억으로 전년 동기(124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2005년 진출한 중국법인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최근 10년(2014년~2024년) 중국법인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연평균 42%로 나타났다. 2015년 중국은행과 합작한 이후 은행 점포망을 통한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순이익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향후 태국·중국법인 모두 현지 중견 생보사 진입을 목표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생명도 활발히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일본, 중국 등 5개 국가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법인은 2009년 국내 생보사 최초로 진출했다. 2016년 해외시장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범 당시 6000만달러였던 자본금 규모는 현재 2억3000만달러까지 늘었다.

현지 설계사를 양성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줄어든 2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한화생명은 2012년 생보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현재 자카르타 등 대도시 중심의 고능률 개인 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개인영업채널 확장과 방카슈랑스 제휴 확대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는 한편,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023년 현지 기업인, 리포손해보험(LGI) 지분을, 지난 6월에는 노부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등 생명보험을 넘어선 사업 영역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한라이프는 유일한 해외점포인 베트남법인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그룹 주도로 2021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뒤 초기에는 텔레마케팅(TM) 채널 중심으로 기반을 넓혔지만 지난해 초 대면 채널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사전에 베트남 금융시장에 안착한 신한은행과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신한금융투자 등 그룹사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출범 4년 만에 적자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 당기순손실은 출범 이듬해인 2022년 42억원에서 2023년 35억원, 지난해 11억원까지 줄었다. 올 상반기의 경우도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보사 새 성장 동력원된 동남아···여전히 잠재력↑

이처럼 생보사들이 동남아 지역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국제정세 변화로 동남아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소비자들의 경제수준이 늘어나자 최근 글로벌 보험사들의 동남아 사업 확장도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이는 선진국 대비 젊은 인구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높은 경제 성장률이 점쳐지는 등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준 높은 인적자원과 IT 침투율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소위 아세안 5(ASEAN 5)국가들이 각광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들은 불평등 개선과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로 새롭게 등장한 중산층의 사망 및 건강보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규제 개혁 등 진입 요건을 완화하고 있어 국내 주요 생보사들이 일찍이 시장 공략에 나섰고, 지속된 투자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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