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업계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재건축 현장에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서울 일부 재건축 조합에서 아파트 명칭과 관련 고급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브랜드가 주택 고급화와 분양 흥행에 기여했지만,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을 키우는 악재가 됐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성남 상대원2구역에 ‘아크로(ACRO)’ 브랜드를 적용할지 여부를 두고 사내 브랜드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지난달 18일 성남 상대원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기존 ‘e편한세상’이 아닌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내부 기준에 따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 조합은 2023년에도 아크로 브랜드를 요구했는데 DL이앤씨는 당시 불가 판정을 내렸다.
DL이앤씨는 ‘아크로’를 론칭하며 국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의 포문을 열었다. 2016년 분양한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가 대표적 사례이다. DL이앤씨 이후 현대건설(디에이치), 롯데건설(르엘),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등 주요 건설사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속속 도입하면서 재건축 현장 곳곳에서 갈등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각 조합에서 일반 브랜드 대신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장에선 시공사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은 2021년 아크로 브랜드를 요구했다가 DL이앤씨가 거절하자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결국, 2023년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해 강북 최초로 포스코이앤씨의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약 해지로 인한 DL이앤씨와 손해배상 소송이 최근까지 이어졌었고 입주 시점도 2024년에서 2029년으로 5년 미뤄졌다. 서울 성북구 돈암6구역은 롯데건설에 ‘르엘’을 요청했다가 갈등을 빚다 결국 롯데캐슬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지방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강력하게 요청하는 분위기”라며 “아파트 브랜드 하나로 인해 시세나 가치 평가가 달라진다는 인식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고집하다 재건축 조합의 분담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건축 자재비와 최고급 마감재 적용 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보통 입지와 시세 등을 엄격하게 따져 적용한다”며 “조합 요구대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달게 해줬다가 브랜드 희소성을 떨어뜨릴 경우 건설사 입장에선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업계의 고민도 크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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