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 인사행정을 추진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인사혁신처는 24일 과학적 행정 모델을 만들어갈 AI 데이터 업무 활용 우수사례를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로 결정한 공무원마음건강센터 경남센터 설립
올해 2월 10번째 문을 연 '공무원마음건강센터 경남센터'가 데이터분석의 도움을 받은 주요 사례로 꼽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마음건강센터 개소 필요성을 수치화했다. 공무원 정신건강 지원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마음건강센터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지역은 많았지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했다.
인사혁신처 분석팀은 지난 7년간 공무상 재해보상 승인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지역별로 뇌·심혈관 질환 발생 현황, 정신질환 발생 현황, 기존 마음건강센터 접근성, 행정기관 수, 공무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급성을 수치화했다.
그 결과 과로 및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공무상 재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 중 부산경남 지역은 가장 가까운 센터가 대구로 나타나 신규 설립 필요도가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마음건강센터 최우선 설립 지역 선정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가정친화적 근무환경 개선 근거 확보
가정친화적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무제도도 관련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개선할 예정이다.
유연근무 활용도 분석 등을 통해 남녀 활용도, 재직기간별 사용 현황 등을 분석해 근무 혁신 근거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공무원 등 유연근무 신청·승인·활용 현황 1200만건을 다양한 변수를 조합해 개인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유연근무제 활용도를 분석한 결과 기존 '자녀부양 직원 중 여성이 유연근무를 더 많이 활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남성(57.8%)이 여성(56.8%)보다 활용도가 조금 더 높았다.
재직기간별 유연근무는 16~20년 차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MZ세대로 알려진 5년 차 이하 새내기 직원보다 중간 세대가 오히려 활발히 이용했다.
인사혁신처는 해당 결과를 토대로 유연근무 활성화 및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인사업무와 관련된 모든 법령, 행정규칙, 업무지침을 학습해 제도담당자 수준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법령 해석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인사비서 서비스'도 2026년 12월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AI 인사비서 서비스는 간단한 내용만 답변하는 기존 챗봇과 다르게 인사업무 관련 모든 분야 질문에 대해 관련 법령과 지침을 스스로 찾아서 해석하고 추론해 답변하는 고지능을 갖췄다.
서비스가 완성되면 호봉책정, 복무규정 적용 등 복잡한 법해석과 적용사례 확인이 필요한 인사 관련 질문을 실시간 해결할 수 있어 제도담당자는 물론 일반 공무원 업무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업무 과정에서 수집된 자연어 정보를 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 유출 위험 없이 분석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생성형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과학적 인사행정 추진
과거 인사업무가 담당자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수다.
인사혁신처는 제도와 정보통신기술(IT) 부서가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데이터를 적극 활용 하는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인사이트 공유, 학습지원, 데이터 활용 노하우 공유에도 힘쓸 예정이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AI 시대에 맞는 과학적 행정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인사정책이 데이터에 기반해 수립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