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최형록 대표 “향후 계획 다음주 공개”
판매자들, 오픈채팅창서 자구책 등 공유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일부 판매대금 정산을 미루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발란 대표가 다음주에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판매자들은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발란 창업자인 최형록 대표는 28일 오전 입점사들에 공지를 보내 “최근 정산 지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서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책임지고 해결하고자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외부 자금 유입부터 구조 변화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고자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여러분(판매자)을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 드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금 플랫폼이 무너지면 단지 발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명품 시장 전체의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며 “외부의 추측성 정보는 불필요한 불안만 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느끼고 있을 불안과 피로, 실망감 모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 다음 주부터 대면 소통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변화와 해결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발란 미정산 사태는 지난 24일 판매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정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발란은 자체 재무점검 과정에서 정산금 과다지급 등의 오류가 발견됐다며 28일까지는 파트너사별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날에도 구체적인 계획 없이 책임지겠다는 식의 표현만 내놓으면서 판매대금 정산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발란 컴퓨터에서 기업회생 절차 관련 서류 파일이 있었다며 몰래 법정관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돌고 있다. 현재 발란 직원 전체는 재택근무 중이다.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판매자들은 오픈채팅창 등을 통해 최신판매 내역 구매자에게 반품요청을 한뒤 전자결제대행사(PG사)에서 발란으로 돈이 넘어가기 전 반품받거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재결제 처리해 손실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한 판매자는 “지난해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에다 홈플러스 기습 기업회생절차 개시까지 본 상황이라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발란은 2019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당시만 해도 오프라인 매장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았으나 이후 고금리 등으로 매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으로, 입점업체는 1300여개다. 미정산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