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전환기를 맞았다. 지금까지 세계적인 흥행이나 수출을 일궈내고도, 유독 국내 법·제도적으로는 마약 같은 중독물로 취급 받아온 처지를 깰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게임산업 자체 경쟁력은 이미 여러차례 입증된 것이니 정책 전환이 우선 시급하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챙기기로 했으니 믿음성이 간다. 산업 진흥 주무를 맡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장관이 게임사업을 직접 지휘해온 CEO 출신이니 두말할 것도 없고, 제재 법령을 쥔 보건복지부 또한 전환적 시각변화가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15일 게임 등 문화복합공간 '펍지성수'에서 주요 게임업체 창업자·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게임산업을 청년 일자리와 수출을 견인하는 핵심 문화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억압이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전 박근혜 정부시절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했던 과거에서 180도 달라진 시선이다. 이 대통령은 “게임은 우리나라 문화산업 발전의 한 축이자, 앞으로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게임산업을 '억압의 대상'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PC 온라인게임 보유국이다. 이후 몰아친 인터넷혁명과 함께 세계 최고의 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육성해 세계적 게임강국으로 올라섰다. 여기까지 성공신화가 정부 역할 없이, 산업계 자체 역량으로 일궜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개입과 중독물 규정 같은 낙인은 이후 전세계에 대세를 형성한 스마트폰 게임에서 선도역량을 빼앗기게 만들었다. 중국이 정부의 직접적 지원과 육성책을 펼치며 자국 게임업체 중심의 물량공세를 벌이는 상황에서 열세 국면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게임 창의력과 경쟁력은 세계적이다. 수많은 기획자와 개발자, 운영자들이 젊음 넘치는 일자리를 형성해 꽃피우고 있다. 국민들의 시각과 산업적 대접만 조금 바꿔도 지금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산업적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
게임의 다음 플레잉 주도 매체가 뭐가 오든, 우리나라의 원천 경쟁력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기도 하다.
정부가 우리 게임산업을 문화 수출산업의 한축으로 바르게 대우하고, 그것에 힘쓸 집중력만 받쳐준다면 K-게임의 르네상스는 바로 열릴 것이다. 세계인들의 열광하는 K-게임이 우리 손에 쥐어져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