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HBM 美 수출 늘어나는데…반도체도 타격 불가피

2025-02-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를 검토 중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돼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반도체·자동차·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실화 할 경우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이 점점 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미국 수출 비중은 7.2%로 예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만 수출 비중은 2020년 6.4%에서 지난해 14.5%로 급상승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만(TSMC)에 공급된 후 엔비디아 등 미국 AI 반도체 기업에 최종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관세에 따른 간접적 피해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반도체에 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4.7~8.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행보를 보면, 반도체 관세도 10~25% 수준에서 부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외에는 마땅한 대응 전략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첨단 패키징은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요 수출품인 메모리는 이같은 대응 전략을 구축하기 쉽지 않아서다.

결국 메모리를 포함, 미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부담되지만 중장기적으로 관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와 생산 협력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미국 시장 내 한국 반도체 위상을 재정립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산업 악영향을 적극 개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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