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슬복슬 '털복숭이 쥐'가 매머드 복원의 열쇠?

2025-03-05

멸종된 고대 포유류 매머드 복원을 연구 중인 과학자들이 매머드처럼 털이 복슬복슬 난 '털복숭이 쥐'를 만들어냈다.

4일(현지 시각) 미국 NPR 등에 따르면 생명공학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매머드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털복숭이 쥐'(이하 털쥐)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매머드 복원을 위해 가장 가까운 친척인 아프리카 코끼리와 아시아 코끼리의 유전자 서열을 고대 매머드 유전 물질 샘플과 비교했다. 그리고 길고 털이 많은 동물이 추위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방을 대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아시아 코끼리의 유전자를 변형해 매머드를 복원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코끼리와 매머드간 차이를 반영해 유전자를 편집했고 이를 생쥐에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테스트했다.

지난해 10월 유전적으로 변형한 배아줄기세포를 배아에 주입했고, 이를 대리모에게 이식했다. 특히 털의 색깔, 질감, 길이, 무늬, 모낭 등과 관련한 9개 유전자 변형에 중점을 뒀다.

이를 통해 긴 털을 가진 쥐, 황금빛 털을 가진 뒤 등 여러 털쥐가 태어났다. 실제로 매머드와 비슷한 지방을 가지고 있어서 추운 날씨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회사는 자평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2028년 말까지 새끼 매머드를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방법으로 매머드를 복원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이 연구에 회의적인 반응도 다수 있다.

버팔로대학교의 빈센트 린치 생물학 교수는 “이 쥐는 매우 사랑스럽다. 이 연구는 나처럼 형질의 유전적 기초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실험”이라면서도 “하지만 쥐는 코끼리가 아니다. 코끼리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유전학·줄기세포 전문가 로빈 로벨-배지 박사도 이번 연구의 기술적 측면은 높이 평가하는 반면, 유전자가 서로 다른 털 종류를 만들어내는 매커니즘은 밝히지 못했다면서 매머드 복원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매머드 복원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칼 플레사 지구과학 교수는 “털이 많은 아시아 코끼리들이 툰드라에서 쿵쿵거리며 걸어 다니는 일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장담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빙하시대로 돌아간다고 여기는 낙관적인 생각만 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아직 신을 연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론도 동물원의 야생동물 과학 수석 책임자인 가브리엘라 마스트로모나코는 “매일 여러 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유전체 변형 생물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종을 보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털쥐 관련 논문은 이날 생물학 논문 사전인쇄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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