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틀째 대만 포위…훈련명 늦게 공개
대만·홍콩 등 민감 현안으로 갈등 확산 점화
중 전문가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 오판”
미·중 정상회담 가까운 시일 내 없다는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미·중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 문제 등 타협이 어려운 문제에서 갈등이 점화하는 형국이다. 가까운 시일 내 미·중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일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 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를 빌미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결코 패권과 강압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다양한 형태의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도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측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홍콩·티베트 문제에서 대립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2일 대만 포위 훈련을 이틀째 이어갔다. 훈련명 ‘해협 천둥-2025A’도 이날 공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훈련 이틀째 훈련명을 공개한 것은 향후 대만 포위 훈련을 더욱 변칙적으로 벌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이번 대만 포위훈련은 지난달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첫 인도·태평양 순방을 겨냥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순방 기간 필리핀에 미국 전투기 F-16을 판매하기로 결정했으며 남중국해 군사 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을 두고서는 “중국의 무력행사를 억지하는 데 있어 불가결한 파트너”라고 언급했으며, 최신예 공대공 미사일 AIM-120을 공동생산하기로 했다. 중국은 일련의 조치들을 “도발”이라고 비난한 뒤 대만 포위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장외전’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31일 중국과 홍콩 고위 당국자 6명을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에 관여했다며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 언론인과 관리들의 티베트행 제한 관련해서도 중국 관리 다수를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 역시 “비열한 간섭”이라며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에는 파나마 운하 문제도 남아 있다. 2일로 예정됐던 홍콩계 기업 CK허치슨 홀딩스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 매각 계획이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잠정 중단됐다. 미·중 긴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 지칭한 3일 이후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하며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가장 중요시하거나 민감해하는 이슈에서 양보 없이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현재 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또는 고율 관세에 관한 문제에서 중·미 관계는 빠르게 하락 추세를 보일 뿐이며, 완화의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연말까지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연막용”이라고 평가했다.
우 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처음부터 문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미국은 대만 문제, 파나마 운하 문제, 중국과 홍콩 관리들에 대한 제재 등을 통해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 중국이 (관세 문제에서) 양보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그러나 미국의 전략은 완전히 ‘오판’이라며 중국은 3일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펜타닐에 대한 회담도 시작하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것도 논의할 수 없다. 정상회담이나 (최고위급) 상호 방문은 더더욱 그렇다. 아직 먼 미래”라고 말했다.
션딩리 푸단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언제까지고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내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하기를 기다리며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이 기대는 구석 중 하나는 미국의 고립주의로 인한 부작용이 확대되는 것이다. 그는 “중국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도덕적 외교 정책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페이훙 인도 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인도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이 지난달 27~28일 중국을 방문했으며, 30일에는 한·중·일 통상관계장관 회의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