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그림책을 소개한다. 그림책이라고 얕봤다간 뜻밖의 여운에 놀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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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혼자 노는 아이 동동이는 문방구에서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을 발견한다. 알사탕 하나를 입에 넣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차례로 6개의 알사탕을 먹는 동동이. 알사탕은 누구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려줄까.
저자 백희나는 2020년 아동문학계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았다. 찰흙의 일종인 스컬피로 빚은 캐릭터는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책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는 3월3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스토리보울/ 48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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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사랑이 뭐예요?” 아이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세상에 나가 답을 찾아보라는 할머니 말에 아이는 길을 떠난다. 물고기, 박수갈채, 깜깜한 밤, 집, 씨앗…. 아이가 만난 사람들은 사랑에 관한 저마다의 정의를 내놓지만, 아이 마음엔 와닿지 않는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아이는 결국 사랑이 무엇인지 찾아낸다.
미국 어린이 문학 베스트셀러 작가 맥 바넷이 글을 쓰고, 삽화가 카슨 엘리스가 그림을 그렸다. 유쾌한 유머와 따뜻한 그림이 어우러진 책. 웅진주니어/ 44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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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매일 똑같은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던 한 남자가 출장지 호텔 방에서 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후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무슨 일로 온 건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의사를 찾아간 그는 영혼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남자는 길을 잃은 영혼을 기다린다.
201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글을 썼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바삐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흑연의 질감을 살린 거친 그림은 책이 말하는 공허함을 부각한다. 사계절/ 48쪽/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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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식물공부=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전하는 나무와 꽃 이야기. 1부에선 뿌리부터 씨앗, 광합성 등 식물에 관한 기초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2∼4부는 각각 동네, 산과 들, 강과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36가지 식물을 소개한다. 알록달록하면서 섬세한 삽화는 눈앞에서 식물을 직접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안도현 시인이 쓴 책으로 식물과 독자를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어린 손녀와 그 또래 친구들을 위한 책이라고 밝혔지만 어른들도 꽃·나무에 대해 배우기 손색없다. 다산어린이/ 128쪽/ 1만8000원
황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