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을 맞은 15일 서울 도심에서 진보와 보수 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제80주년 광복절·건국 77주년 8.15 국가정상화를위한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평소 광화문광장 인근에 모였는데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이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라 집회 장소를 옮겼다.
참가자들은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찬송가나 군가를 불렀다. 사회자는 “우리의 자리(광화문광장)를 뺏어가 어쩔 수 없이 오늘 서울역광장에 모였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구속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윤 대통령님께서 구치소에서 고난을 받고 계신다. 그 자리는 윤 대통령께서 있을 곳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있을 자리다. 이 수모와 고통을 100배, 1000배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12·3 불법계엄사태를 “합법”이라거나 “상식적인 국민이면 윤 대통령을 모두 사랑하고 계엄을 지지한다”며 노래를 불렀다.
최근 경찰이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배후로 전광훈 목사 등을 지목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사실을 의식한 듯 참가자들은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다시 모여서 폭동 아닌 폭동이 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를 일으키도록 합니다”라고 말했다. 21대 대선에 자유통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구주와 변호사는 “국민저항권 발동해 반드시 이재명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국민저항권은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데 마치 폭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매도한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 외에 서초구 양재동 등에서도 보수단체 집회·행진이 열렸다.
진보단체도 같은 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용산역 광장에서 공동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회자는 “해방 80년이 지났음에도 대한민국이 여전히 외세의 영향력과 압박 속에 놓여있다”며 “굴욕적 사대 외교를 청산하고 자주·평화 실현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주평화실천단은 중구 청계광장에서 하늘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행진에 나섰다. 이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안보 정책을 비판하면서 국방비 증액에 반대하거나 “한미동맹을 파기하라”는 주장을 펼쳤다.
자주통일평화연대 등은 오후 7시부터 숭례문 앞에서 ‘광복 80주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를 연다.
